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현재 두산은 두 가지 난제가 있다.
정수빈의 부상과 완전히 무너진 불펜이다. 정수빈은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무사 1루 상황서 번트를 시도하다 박근홍의 몸쪽 공에 왼쪽 검지손가락을 강타 당했다. 곧바로 경북대학교에서 진료를 받았다.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손가락 마디 열상으로 6바늘을 꿰맸다. 한국시리즈의 특성상 정수빈이 이대로 시즌을 마감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2차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두산 불펜은 1차전서 완전히 붕괴됐다. 함덕주가 ⅓이닝 3실점(2자책), 노경은이 ⅓이닝 무실점, 이현승이 1⅓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흔들렸다. 결국 8-4, 4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두산은 필승계투조를 모두 쓰고도 무너지면서 2배의 상처를 입었다. 앞으로의 불펜 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정수빈 부상
정수빈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 17타수 3안타 타율 0.176 1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5경기서는 20타수 7안타 타율 0.350 2타점 5득점 2도루로 맹활약했다. 톱타자로서의 역할을 100% 수행했다. 정수빈, 허경민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는 중심타선보다 더 빼어난 활약으로 두산 공격의 뇌관 역할을 했다. 수비와 주루, 작전수행능력은 본래 리그 정상급.
그러나 정수빈이 빠지면 당장 테이블세터 위력이 반감된다. 민병헌을 톱타자로 돌릴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중심타선이 약화된다. 대타요원이자 외국인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에 대한 믿음이 약간 떨어지는 상황. 중심타선을 조정하는 건 쉽지 않다. 이미 플레이오프 3차전서 양의지가 빠지자 중심타선 위력이 뚝 떨어지는 경험도 했다.
결국 대체자 투입이 불가피하다. 후보는 박건우와 장민석. 그러나 정수빈처럼 공수주에서 고른 기량을 갖고 있지는 않다. 박건우는 타격이 좋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장민석은 정수빈보다 타격이 약하다. 정수빈이 빠지면 두산 공격력 약화가 불 보듯 뻔하다. 정수빈이 3차전 이후 투혼을 발휘, 경기에 나선다고 해도 타격과 수비, 주루 모두 100% 기량을 발휘한다는 보장은 없다. 검지손가락이 배트를 옳게 움켜쥐지 못하면 정확한 타격이 힘들다. 타구에 힘을 100% 전달할 수 없다. 수비에서도 검지손가락에 힘을 주지 못하면 송구할 때 공을 제대로 잡아채는 게 쉽지 않다. 도루를 할 때도 검지손가락을 의식해야 한다.
▲불펜 붕괴
두산 불펜은 포스트시즌을 치를수록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본래 리그에서 가장 허약했다. 함덕주, 노경은, 이현승 조합으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서 NC에 1승2패로 밀린 뒤 함덕주와 노경은을 쓰지도 못했고 이현승에게 2~3이닝을 맡겼다. 당시 결과는 좋았지만, 그만큼 함덕주와 노경은이 불안했다는 치명적 약점을 노출했다. 실제 함덕주는 경험 부족, 노경은은 구위에는 문제가 없지만, 들쭉날쭉한 컨트롤이 약점.
그러나 정규시즌보다 몇 배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포스트시즌서 매 경기 이현승에게 막판 2~3이닝을 의존할 수는 없다. 함덕주와 노경은이 승부처를 버텨내야 한다. 김태형 감독도 1차전 역전패 후 같은 말을 했다. 하지만,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 함덕주의 경우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결정적 스리런포를 맞은 게 치명적이었다. 노경은과 이현승도 자책점은 없었지만, 삼성 타자들을 압도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이 부분은 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제까지는 이 약점을 선발진과 타선이 적절히 메워냈지만, 현재 두산의 객관적인 선발진과 타선 힘이 삼성에 앞선다고 볼 수 없다. 특히 타선의 무게감에선 비교 열세. 더구나 삼성 타선은 3주간의 실전 공백을 딛고 1차전부터 대폭발했다. 결국 두산 불펜이 고스란히 무게감을 짊어져야 한다. 이미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10경기를 치르면서 체력 소모도 삼성보다 훨씬 더 심한 상태. 두산 불펜에 미라클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수빈(위), 함덕주(아래). 사진 = 대구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대구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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