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인턴기자] 실책에 의한 패배는 언제나 뼈아프다. 특히 단기전에서는 더욱 치명적이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KS) 1차전서 실책과 불펜 난조로 8-9 역전패를 당했다. 1차전을 삼성에게 내주며 포스트시즌(PS)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패배는 7회말 오재일의 포구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두산은 8-7로 앞선 7회말 2사 1루에서 이현승을 등판시켜며 마무리 조기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현승은 채태인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이지영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2사 주자 2, 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이지영만 잘 막으면 1점 차의 리드를 안고 8회초를 맞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현승은 이지영에게 투수땅볼을 유도하며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현승의 평범한 1루 송구가 오재일의 글러브를 빗나갔고 결국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인, 스코어 9-8이 됐다. 오재일은 달려오는 주자를 의식한 나머지 소극적인 플레이로 공을 놓치고 말았다. KS 1차전을 내주는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실책으로 패배한 경기는 그 후유증이 크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자칫 시리즈 전체에 그 여파가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치명적이다. 두산은 이미 2009년 PS 플레이오프에서 실책과 관련된 뼈아픈 기억이 있다.
때는 2009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산은 2009년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하며 4위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다. 3승 1패로 손쉽게 롯데를 제압하고 2위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당시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두산은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가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기게 됐다.
그러나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두 팀은 1-1로 팽팽히 맞서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10회초 SK가 기회를 얻었다. 박정환이 안타를 친 뒤 정근우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다. 이때 박재상이 우측으로 타구를 보냈는데 조명의 영향으로 낙구 지점을 놓친 정수빈이 이 공을 빠뜨려 1타점 적시 3루타를 내줬다. 이후 김연훈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박재상이 홈을 밟아 3-1이 됐고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두산은 이후 4차전과 5차전을 모두 SK에게 내주며 먼저 2승을 거두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단기전에서 실책 하나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주는 시리즈였다.
물론 오재일의 실책이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가 아닌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나왔다는 점, 1차전에서 실책이 발생했다는 점은 당시 상황과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확률은 75%로 상당히 높고 넥센과 NC를 차례로 꺾으며 상승세를 유지해 온 두산의 분위기가 한 풀 꺾였다는 점에서 전날 실책은 치명적일 수 있다.
이미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두산이 6년 전 경험했던 실책의 아픔을 이번에는 잘 수습해 2차전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지 궁금해진다.
[오재일의 실책(첫번째 사진), 2009년 플레이오프 SK 박재상(두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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