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살아남고 싶다"
SK 와이번스 우타 내야수 유서준. 29일 인천 강화 SK퓨처스파크에서 만난 그는 잘 웃었다. 그리고 달변이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을 아직까지 많은 팬들이 알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17경기에 나서 많은 팬들에게 이름을 각인 시킬 시간은 부족했다. 타율도 .083에 불과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초라한 기록일 수도 있지만 유서준에게는 소중한 성적이었다. 불과 2년차,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매력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한 큰 걸음을 시작했다.
▲ "빠른 시일내에 올라가서 기뻤다"
성남고 출신인 유서준은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에 2라운드(전체 18번) 지명을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에는 퓨처스리그에서만 뛰었던 유서준은 올해 코칭스태프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8월 드디어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는 "꿈이 1군 무대 서는 것이었는데 빠른 시일내에 올라가게 돼서 기뻤다"며 "만족까지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오래 있으면서 살아남는 방법을 몸으로 깨달은 것 같다"고 올시즌을 돌아봤다.
1군 등록 합계 기간은 34일. 누군가에게는 정말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유서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다.
단순히 유망주이기 때문에 1군에 올라온 것은 아니다. 이제 KBO리그는 1군은 물론이고 퓨처스리그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하기 쉽지 않다. 육성선수로 구단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유서준은 구단이 자신을 2라운드에서 뽑은 이유를 증명했다. 올해 그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69경기 타율 .337 2홈런 36타점 35도루 44득점. 특히 자신의 빠른 발을 마음껏 과시하며 전체 선수 중 도루 3위에 올랐다.
1위 하주석(41개)이 88경기, 2위 박으뜸(36개)가 87경기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유서준의 경기당 도루수는 이를 뛰어 넘었다. 유서준은 "'내가 이만큼 늘었구나'라는 느낌도 들고 '이 정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했다"면서 "다만 도루 숫자는 아쉽다. 40개를 하고 싶었는데 중간에 공백기 있었다"고 말했다.
▲ "기본기가 우선… 살아 남고 싶다"
유서준은 9월부터 한 달여간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참가였다. 그는 "처음에 갔을 때보다는 여유가 생겼다"며 "그 전에 갔을 때는 '우와'하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붙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뛰면서 느낀 점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유서준은 "기본기부터 되짚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갔다. 미국 선수들이 보기에는 자유롭게 하는 것 같아 보여도 기본적인 것들이 충실하더라.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1군에서 뛰면서 느낀점도 다르지 않다. 경험과 수비가 그것이다. 경험의 경우는 시간이 지날 수록 자연스레 쌓이는 것이지만 수비는 언제든 변화의 여지가 있다. 그는 "내야수는 수비가 안정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오프시즌동안 수비 훈련을 하면서 보완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다음 시즌 목표는 크게 잡았다.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하니까 1군 풀타임이다. 다른 선배님들과 좋은 경쟁하고 싶다. 그리고 살아남고 싶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인터뷰 내내 많이 웃은 유서준이지만 다짐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한 유서준. 자신이 강조하는 '기본기'에 더 많은 경험까지 쌓인다면 "팬 분들께서 운동장에 헛걸음하지 않도록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겠다"는 자신의 각오도 현실이 될 것이다.
[SK 유서준. 사진=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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