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김태형 감독, 역대 최초 선수-감독 동일팀 우승

[마이데일리 = 잠실 고동현 기자] 같은 팀 유니폼을 입고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을 차지한 첫 번째 인물이 됐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3-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1패 뒤 4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 2001년 이후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거머 쥐었다.

김태형 감독에게 '프랜차이즈 스타'란 말은 조금 어색하다. 1990년 OB 베어스를 시작으로 2001년 은퇴할 때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지만 스타라기보다는 포수로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내는 스타일이었다. 또한 주장으로도 팀에 보탬이 됐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며 한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기쁨을 누렸다. 1995년 롯데를 4승 3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 두산이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2001년에도 선수로 뛰었지만 사실상 플레잉코치 역할을 했기에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이후 코치로 두산에 계속 몸담은 그는 2012년부터 3시즌간 잠시 외도를 했다. SK 와이번스 배터리 코치로 재직한 것. 그리고 올시즌을 앞두고 '감독 김태형'으로 친정팀에 컴백했다.

결과는 우승. 무수히 많은 고비들이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두산의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김태형 감독은 1983년 해태 김응용 감독, 2005년 삼성 선동열 감독, 2011년 삼성 류중일 감독에 이어 통산 4번째 초보감독 한국시리즈 우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다. 선수와 감독으로 같은팀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이룬 사람은 이전까지 단 한 명도 없었다. KBO리그 창립 이래 김재박 감독, 선동열 감독, 조범현 감독이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맛봤지만 모두 다른 유니폼을 입고 했다.

김재박 감독은 1990년 LG에서 선수로 우승을 한 뒤 감독으로는 현대를 이끌고 4차례 정상을 맛봤다. 선동열 감독은 선수로는 해태 소속으로, 감독으로는 삼성 소속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조범현 감독은 선수 시절 때는 OB 소속으로, 감독 시절에는 KIA 소속으로 이뤄냈다.

류중일 감독의 경우 줄곧 삼성에 몸 담았지만 선수 시절 한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이루지 못했다.

아직까지 단 한 명도 밟아보지 못한 자리를 김태형 감독은 사령탑 부임 첫 해만에 해냈다.

[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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