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투구수는 상관없다. 대구까지 가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차우찬은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1차전 데일리 MVP를 거머쥐는 등 시리즈 2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차우찬. 그러나 팀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특히 전날(30일) 3⅓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팀이 졌다. "팀이 지면 실패죠"라던 그의 말에서 책임감과 아쉬움이 동시에 묻어났다.
그냥 주저앉을 수 없었다. 전날 54구를 던졌지만 마운드 사정상 쉴 수 없었다. '원정도박 파문'으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모두 빠진 상황. 삼성 불펜에 믿을 카드는 차우찬뿐이었다. 혹자는 '차우찬 시리즈'라고 했다. 그만큼 책임감이 컸다. 차우찬은 "투구수는 상관없다. 연투는 걱정하지 않는다. 한 점이라도 앞선 상황에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현실은 슬펐다. 등판 기회조차 없었다. 삼성은 초반부터 끌려가기만 했다. 선발투수 장원삼이 2⅔이닝 만에 안타 8개를 얻어맞고 7실점했다. 분위기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차우찬이 할 수 있는 일은 동료들을 독려하며 경기를 지켜보는 일 뿐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마운드 사정상 마무리투수로 돌아섰다. 정규시즌 13승을 따낸 선발투수. 하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단기전에서 스윙맨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차우찬이 뒷문을 지킨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딱히 믿을 만한 자원도 없었다. 부담감은 천근만근이었다. 하지만 이겨내는 것 또한 차우찬의 몫이었다. "어떻게든 대구로 가야 한다"던 그의 말에 절박함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그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삼성은 5회까지 1-9로 끌려갔다. 단기전에서 8점 차를 뒤집긴 사실상 불가능했다. 게다가 두산은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올해 포스트시즌 24⅓이닝 동안 단 한 점도 주지 않은 괴물. 삼성 더그아웃 분위기도 완전히 가라앉았다.
결국 삼성은 2-13 완패로 고개를 숙였다. 시즌 마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정규리그까지 제패하며 전무후무 통합 5연패를 노렸다. 차우찬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는 잘해냈다. 하지만 "대구에 가고 싶다"던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동료들과 함께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 차우찬.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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