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결국 씁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의 믿음야구가 2015년 한국시리즈서 씁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류 감독은 2011년 부임 후 믿음야구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최적의 기용법을 미리 정해놓고,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뚝심과 인내로 밀어붙였다.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그 결과 2014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통합 4연패를 일궈냈고, 올 시즌에도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했다. 국제대회서도 아시안게임 우승을 일궈냈으나 어쨌든 국내 최고의 명장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서는 류 감독의 믿음야구가 통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이번 한국시리즈는 변수가 많았다. 삼성은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는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을 제외하면서 차우찬을 마무리로 빼놓고 필승계투조를 새롭게 꾸려야 했다. 그리고 타선 득점력을 극대화해야 했다. 차우찬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맡겨 약점을 최소화하려고 했으나 선발진이 1~5차전서 단 한 차례도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타선이다. 류중일 감독은 31일 5차전을 앞두고 4차전과 같은 선발라인업을 예고하면서 "지금 그 선수들이 그 위치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구자욱~배영섭~야마이코 나바로~최형우~박석민~이승엽~박한이~이지영~김상수 라인업보다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라인업이 없다는 의미였다. 채태인과 박해민을 선발라인업에 집어넣을 수 있지만, 중심타선은 변화를 줄 방법이 딱히 없는 것도 맞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서 나바로~최형우~박석민은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단 1경기 패배로 시즌 농사 결과가 오가는 한국시리즈서 좀 더 파격적인 변화로 승부수를 띄웠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더구나 두산이 포스트시즌 14경기를 거쳐 조금씩 라인업에 변화를 주고, 작전야구를 선호하지 않던 김태형 감독의 과감한 희생번트 지시와 성공은 삼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류 감독은 "야구에 ~면을 붙이면 항상 이긴다"라고 일축했다. 자신이 삼성 사정을 가장 잘아는 만큼 기존 선수들을 믿는 게 최상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류중일 감독은 2011년 감독 데뷔 후 국내에서 첫 실패를 맛봤다. 자신이 믿음으로 밀어붙인 타순은 2~5차전서 침묵하며 팀 준우승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류 감독은 과거 아시아시리즈, WBC 등 국제대회서 실패를 맛본 적은 있지만, 삼성 사령탑 자격으로 KBO리그서 1인자에 오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치 경력을 통해 숱한 실패를 맛봤지만, 감독으로서 첫 실패는 류 감독으로서 쓰린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류 감독의 기본적인 성향이 믿음야구다. 급진적인 변화와 함께 자신이 경기에 개입하는 걸 최소화, 선수들이 마음껏 야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지도자다. 이번 시련으로 류 감독의 기본적인 성향이 바꾼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아직 지도자로서 먼 길을 걸어가야 할 류 감독에게 2015년 한국시리즈 실패가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결과론이라고 해도, 믿음야구에도 때로는 변형이 필요하고, 그게 성공할 때도 있다는 사실이다.
[류중일 감독.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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