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 마운드는 결국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일반적인 시각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장기레이스든, 단기전이든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야구의 매커니즘상 마운드가 약하면 프로세계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하지만,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 5.02로 정규시즌 3위에 올랐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올 시즌 두산의 마운드 언밸런스는 극심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79로 리그 4위였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5.43으로 9위였다. 선발진에선 더스틴 니퍼트가 시즌 내내 부상으로 고전했으나 장원준과 유희관이 원투펀치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허준혁, 앤서니 스와잭 등이 적절히 뒷받침했다.
불펜은 처참했다. 마무리 후보 노경은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서 턱 관절에 부상, 이탈하면서 계획이 엉켰다. 또한, 선발로 시즌을 준비하던 이현승이 긴급히 마무리로 내정, 시범경기 등판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었으나 KIA와의 마지막 경기서 타구에 손가락을 맞고 이탈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경험이 부족한 윤명준을 마무리투수에 임명했다.
그러나 윤명준은 흔들렸다. 시즌 초반부터 박빙승부서 수 차례 결정타를 얻어맞고 무너졌다. 김 감독은 집단마무리 체제를 잠시 시행했다가 노경은이 돌아오자 결국 마무리 보직을 넘겼다. 그러나 노경은도 무너지면서 이현승과 오현택에게 더블마무리 보직이 주어졌다. 그게 후반기 초반이었다. 그 사이 두산은 전반기 내내 필승계투조가 불안했다. 수준급 선발진과 야수들의 공수활약으로 약점들을 보완해왔다. 그 와중에 함덕주, 오현택 등 젊은 중간계투들도 기복 심한 피칭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그래도 시즌 막판 마무리 이현승, 셋업맨 오현택, 함덕주 체제가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다. 좌완 진야곱과 이현호도 롱 릴리프 역할을 해내며 양념을 잘 쳤다. 그 사이 타선과 선발진의 활약으로 두산은 기적처럼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다.
이 시스템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다시 한번 무위로 돌아갔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서 노경은, 함덕주 등이 급격히 흔들렸기 때문. 이때 김태형 감독의 묘수가 빛났다. 살아난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맡겼고, 마무리 이현승을 2~3이닝 맡기는 전략으로 중간계투 약점을 최소화했다. 이때 휴식과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기존 중간계투진은 한국시리즈 막판 팀 마운드에 보탬이 됐다. 4차전서 선발 이현호가 1.2이닝만에 무너지자 노경은이 5.2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낸 건 한국시리즈 전체 흐름을 두산으로 완벽히 갖고 가는 대사건이었다.
두산 타선은 한국시리즈 내내 수준급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기본적으로 투수들이 마음 편히 공을 던질 환경이 갖춰졌다. 여기에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주축 투수 3명을 제외한 삼성의 전력난을 적절히 공략, 마침내 14년만의 우승에 성공했다. 팀 평균자책점 7위 마운드의 대반란. 두산으로선 해피엔딩이었다.
[니퍼트와 유희관.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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