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자기자신을 넘었다.
미라클 두산이다. 말 그대로 두산이 기적을 일궈냈다. 정규시즌 3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을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는 불리함 속에서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은 넥센과의 플레이오프를 3승1패로 통과한 뒤 NC와의 플레이오프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을 상대로 1패 뒤 4연승, 2013년 3승4패 준우승 아픔을 깨끗이 씻어냈다.
일반적으로 포스트시즌 1경기는 정규시즌 2~3경기의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게 정설이다. 투수와 야수 모두 매 순간을 승부처로 여긴다. 쉽게 넘어가는 순간이 없다. 세밀한 분석과 맞대응이 반복되면서 체력적,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극심하다. 때문에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른 팀이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팀을 누르고 우승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실제 2001년 두산 이후 2014년까지 1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 팀이 여지 없이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때문에 두산의 이번 우승이 특별하다. 두산은 2001년에도 정규시즌 3위 자격으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서 삼성을 누르고 우승했다. 그들은 2013년에는 정규시즌 4위 자격으로 준플레이오프서 넥센을 3승2패로 눌렀고, 플레이오프서 LG를 3승1패로 잡았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서는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섰지만, 5~7차전을 잇따라 내주면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문턱에서 3연패하며 미끄러지긴 했지만, 포스트시즌 16경기를 치르며 쌓인 극심한 피로감을 감안하면 누구도 두산을 패배자로 칭할 수 없었다.
그랬던 두산이 2년만에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번에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극한의 저력을 발휘, 미라클 두산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2-8로 뒤진 경기를 11-9로 뒤집었다. 9회에만 넥센 핵심불펜 조상우를 상대로 대거 6득점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당시 2~3차전까지 타선이 극도로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극한의 상황서 타선이 터졌고, 불펜 투수들이 저력을 발휘했다.
NC와의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 심지어 3차전까지 1승2패로 밀렸다. 그러나 4차전을 잡아낸 뒤 여세를 몰아 5차전까지 잡아냈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도 1패 뒤 내리 4연승하는 저력을 발휘, 14년만의 하극상 우승 주인공이 됐다. 14년 전에도 두산이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을 한국시리즈서 눌렀다.
기본적으로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원투펀치가 맹위를 떨쳤다. 여기에 적재적소에 자신의 야구 스타일에 변화를 준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도 통했다. 매 경기 타자들 개개인의 컨디션과 시리즈 흐름을 감안, 라인업 수정과 뚝심을 동시에 발휘했다. 최적의 득점생산 환경을 만들어줬다. 이현승을 무리시켜 중간계투진의 허약함을 최대한 메워냈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극한의 승부처를 버텨낸 두산 선수들의 특별함이 더 높게 평가돼야 한다. 두산 야수진은 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그러나 실제로 타격 부문 세부지표를 보면 최상위권에 오른 흔적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잔부상도 많았고, 부침도 있었다. 하지만, 잠재력과 큰 경기 경험, 극한의 승부처서 발휘되는 두산만의 저력이 있었다.
허경민은 "의지 형, 수빈이가 아픈데도 참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게 많다. 단합이 잘 된다"라고 했다. 극한의 승부를 14경기나 치렀다. 플레이오프 2차전 발톱 부상을 입은 양의지, 한국시리즈 1차전 왼손 검지 열상을 입은 정수빈은 가장 큰 부상자다 그러나 잔부상을 앓는 선수는 훨씬 더 많다. 하지만, 누구 하나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경기를 소화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제 몫을 해냈고, 승부처에서 김 감독을 중심으로 흔들리지 않으면서 거함 삼성까지 쓰러뜨렸다. 결국 자기자신을 넘어선 것이다. 미라클 두산은 그래서 특별하다. 2015년 두산은 우승 자격이 충분하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