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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가수 강남 없는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 반대 또한 마찬가지다.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듯한 노란 염색 머리와 서툰 한국어, 도저히 다음 행동을 종잡을 수 없는 불세출의 장난기까지. 지난해 9월 인천외국어고등학교 편에 게스트로 처음 합류한 강남의 첫 인상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엉뚱한 캐릭터 강남과 '학교 다녀왔습니다'의 만남은 그와 프로그램의 운명을 모두 바꿔 놨다.
처음 본 친구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강남의 폭풍친화력은 채 일주일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우정을 나누는 스타와 학생의 모습을 담아내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출연자로서 최고의 장점이었다. 또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자가 강남과 가수 겸 배우 김정훈만 남게 된 후반부, 강남의 친화력은 매 학교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게스트가 빠른 시간 내에 학교의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로서 기능하기도 했다.
함께 한 출연자 중 단연 최고의 조합은 '강나면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배우 남주혁과의 호흡이었다. 단짝으로 활약하는 동안 강남은 남주혁에게 끝없이 기발한 장난을 쳤고, 남주혁이 아이돌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를 얻은 후에는 옆에서 씁쓸한 표정을 짓는 모습으로 웃음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인하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편 당시 컵밥집에서 우연히 주운 수갑을 들고 장난치다 결국 수갑을 풀기 위해 실제 경찰서까지 찾아야 했던 에피소드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역사상 가장 황당하고 코믹한 사건이기도 했다.
이런 활약 덕분에 강남은 누가 뭐래도 2014년 최고의 예능 신예로서 활약할 수 있었고, 덕분에 멈춰있던 그의 가수 활동 또한 재개됐다. 은인 같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향해 강남은 수없이 애정을 표했다. 지난 8월 진행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마지막 기자 간담회 당시에도 그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애착이 크다. 나는 이 방송으로 떴다. 그래서 지금도 내 방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일 뿌듯할 때가 식당에 갔는데 아주머니들이 '너 학교 잘 다니더라'는 말을 할 때다. 그럴 때 너무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이렇게 1년 내내 왁자지껄했던 강남의 정든 학교생활이 3일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강남.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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