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올 시즌 못 뛴다는 얘기 해본 적 없다."
인천 대한항공 센터 하경민이 올 시즌 코트에 설 거라 전망한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 3월 26일 수술을 받았다. 마판증후군에 따른 대동맥 박리증이 문제였다. 수술 후 몸을 추스렸지만 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원소속 구단 한국전력도 하경민과의 계약을 포기했다. 은퇴 통보였다. 대한항공이 움직였다. 지난 18일 하경민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하경민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코트에 섰다.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구미 KB손해보험전에서는 2세트부터 교체 출전, 블로킹 하나 포함 4득점 공격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결정적 블로킹으로 흐름을 가져오기도 했다. 주연은 아니었지만 알토란 같은 득점으로 팀의 3-1(18-25 25-21 25-21 25-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3, 4세트에서는 처음부터 코트를 밟았다.
하경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몸 상태가 좋든 아니든 내 몫은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점프는 괜찮은데, 움직임은 조금 처진다. 어떻게든 경기에 들어갔으니 도움 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지금 약은 먹고 있지만 별다른 치료를 받진 않는다. 체력이나 경기 감각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 딱히 치료할 데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력이 얼마나 나올지 나도 궁금하긴 하다"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코트에 돌아왔다. 나도 이런 일이 처음이다. 이전과 견줘 어느 정도 회복될 지, 나이가 있지만 이전보다 더 좋아질 지 모른다. 나도 한 번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포기라는 단어는 꺼내지 않았던 하경민이다. 그는 "한국전력 시절부터 올 시즌에 못 뛴다는 얘기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다"고 강조하며 "수술은 잘 됐고 결과도 좋다. 건강하게 코트에서 뛰는 건 당연한 얘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승 축포 터질 때 코트에 서 있는 게 목표다"며 "그냥 도움되 안 되는 데 들어가 있는 게 아니다. 감독님, 코치님께서 내가 충분히 잘했다고 느낄 만큼 활약하는 게 목표다. 물론 건강해야 하겠지만 단순히 건강하게 코트에 서 있는 게 목표는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하경민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