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재미있는 부분에서는 살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촬영 현장에서 만들어진 즉흥적인 부분도 있고요. 신선함을 추구한다기보다는 상황의 코믹함을 좋아해요."
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제작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 배급 쇼박스) 인터뷰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소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오랜만에 인터뷰 하는 심경에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저는 연기를 할 때 변화를 항상 추구한다기보다는 그 상황에 딱 들어맞는다면 반겨요. 어차피 너무 많이 봐왔던 모습이고 변화를 줄 수 있는 여지가 있을까 싶은 세월이잖아요. 만약 어떤 캐릭터로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준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안상구는 극중 손목이 잘려 새로운 복수 야욕을 품으며 살아간다. 이에 어설픈 왼손 젓가락질로 라면을 먹는 모습에서는 관객들의 실소가 터진다. 이병헌은 여러 번 등장한 라면신에 "우스꽝스럽지만 제일 처량한 부분이기도 하다"라며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안상구의 쓸쓸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라면신에 이어, 극중 검사 우장훈(조승우)을 만나 모텔 반투명유리 화장실에서 독특한 케미를 발산하는 모습에서는 큰 웃음이 터진다. 화장실신의 에피소드를 묻자 이병헌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다"라며 상황을 전했다.
"감독님에게 그 신을 찍기 이전에 화장실 벽을 유리로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감독님이 재미있겠다고 했고, 몇 주 후 양수리 촬영장에 갔는데 막상 그렇게 안돼있더라고요. 감독님은 제가 머리만 보이는 것을 생각했나봐요. '다 통유리면 어떨까요. 혹시 지금 바꿀 수 있나요'라고 제안했고 3~4시간을 기다려서 바꿨고, 그래서 갑자기 부담감이 확 느껴졌어요."
이병헌은 '내부자들'을 통해 처음으로 전라도 사투리 연기에도 도전했다. 앞서 "영어보다 낫겠지 싶었다"라며 도전정신으로 임했지만, 주변에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배우나 지인이 없어 애를 먹었다. 하지만 우민호 감독과 친한 연극배우의 도움을 받아 촬영에 임했고, 스크린 속에서 전혀 어색하지 않은 안상구만의 사투리를 만들어냈다.
"전 좋은 배우로 많은 분들에게 기억되고 싶어요. 제가 여러 일들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영화 개봉 시기에는 항상 압박감을 느끼지만 그것도 제 몫이죠."
[이병헌. 사진 = 쇼박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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