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수원블루윙즈(이하 수원)가 올시즌 홈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원의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운영하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수원월드컵재단)이 휘두르는 갑의 횡포에 대응도 어렵다.
▲ 임대료 내는 수원, 권리는 없다?
수원월드컵재단은 최근 경기장 메인전광판 아래에 LED 광고판 설치 공사에 돌입했다. 수원의 K리그 홈경기에서 재단이 유치한 스폰서의 광고를 노출할 예정이다. 이미 터치라인쪽에 LED 광고판을 운영하고 있는 수원구단 광고와의 충돌 뿐만 아니라 구단측에서 유치한 광고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불가피하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수원월드컵재단이 운영하는 시설이다. 때문에 수원은 홈경기를 치르면서 임대료를 수원월드컵재단쪽에 지불하고 있다. 지자체로부터 홈구장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다른 K리그 클럽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월드컵재단은 수원 구단에게 임대료를 받는 동시에 수원의 홈경기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까지 가져간다는 계산이다.
수원월드컵재단의 독단적인 행동은 처음이 아니다. 수원은 올해 구단 창단 20주년을 맞이해 역대 레전드들의 통천을 2층 곳곳에 설치했다. 공짜표를 줄이고 유료관중 비율을 늘리기 위해 구단은 올해 홈경기시 2층 관중석을 통천으로 뒤덮었다. 2층에 설치된 통천은 구단을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들로 꾸며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수원월드컵재단은 수원의 역대 레전드의 사진이 걸려있던 자리에 자신들이 유치한 스폰서의 광고를 설치했다.
특히 수원월드컵재단은 이미 구단이 유치했던 스폰서와 동종업계 기업의 광고를 수원 홈경기에 설치해 상도를 벗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수원은 그 동안 전광판 아래에 다음 홈경기를 알리는 현수막을 부착해 왔지만 이마저 수원월드컵재단이 유치한 스폰서의 광고에 자리를 내줬다. 또한 수원월드컵재단은 2층 난관과 수원서포터석 내 기둥에도 자신들이 유치한 광고를 설치하는 등 수원의 홈경기시 경기장 곳곳에서 광고 수익을 얻어간다. 수원은 홈경기시 임대료를 내고 있지만 갑의 위치에 있는 수원월드컵재단에 항의조차 쉽지 않다. 수익 감소는 자생적인 구단 운영에 타격을 주게 된다. 구단 입장에선 임대료를 내는 상황에서 재단이 광고 수익까지 빼앗기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 수원월드컵재단, 경기장 잔디 관리는 평균 이하
수원월드컵재단은 수원의 홈경기서 구단에게 임대료를 받고 스폰서를 통한 광고료까지 얻어가며 수익을 늘리고 있지만 정작 최상의 그라운드 컨디션을 제공해야 할 업무는 소홀히 하고 있다. 시즌 중 콘서트와 각종 외부 행사로 인해 잔디가 훼손된 상황에서 수원이 홈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은 한두해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열린 수원과 제주의 경기 직전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 잔디를 보수하는 장면이 드러났다. 외부행사 이후 잔디가 심각하게 훼손되어 쥐가 파먹은 듯한 잔디위에서 수원의 홈경기가 열리는 경우도 있었다.
수원 팬들의 열기는 K리그 클럽팀 중 최고 수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수원 홈팬들의 응원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원정팀에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수원은 홈경기보다 원정경기에서 얻은 승점이 많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수원은 18번의 원정경기에서 단 두번 패했다. 반면 17번의 홈경기를 치르면서 6번의 패배를 당했다. 올시즌 수원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는 프로축구연맹 평가 결과 12개 K리그 클래식 구단 홈구장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홈구장에서 경기하는 수원 선수들 조차 엉망인 잔디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수원 선수들은 경기일이 아니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수원시는 2017년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중심도시를 노리고 있다. 수원의 U-20 월드컵 중심도시 명분 중 하나는 뜨거운 축구열기다. 그런 축구 열기의 중심에는 수원구단이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연고지역 프로축구팀을 동반자로 대우하지 않으면서 그에 따르는 이익만 가져가려 하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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