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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박소담은 흰 도화지 같은 배우예요. 하얀 바탕에 여러 가지를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스태프들의 만장일치로 박소담을 캐스팅하게 됐어요."('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 제작 영화사 집 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서 박소담은 순수하고 맑은 여고생 영신의 모습으로 시작해, 붓이 가는대로 총천연색을 발현하는 새하얀 도화지였다. 박소담의 극중 활약은 연기경력 30년차의 김윤석, 13년차 강동원과의 대립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과연 압도적인 존재감이다. 작은 체구에서 그렇게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내뿜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검은 사제들'에서 그는 장미십자회에서 분류한 12형상 중 한 사령이 씌인 영신 역할로 분했고 시선을 사로잡으며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는 역할을 했다.
"우린 지금 5천살 먹은 악령과 싸우러 가는거야."
극중 김신부(김윤석)는 보조사제인 최부제(강동원)에게 영신 몸에 들린 사령은 5천살이 넘는 악귀라고 말한다. 이에 영신을 연기한 박소담은 약 2430여명의 사람의 몸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한 지독한 악귀를 연기해야했고 현재는 사장(死藏)된 카톨릭어부터 독어, 영어, 중국어까지 직접 5개국어를 해내며 악령의 섬뜩함을 표현했다.
이에 시사회를 통해 '검은 사제들'을 미리 본 관객들은 "믿고 보는 김윤석을 보러왔다 강동원의 방부제 외모에 놀라고, 박소담의 매력에 푹 빠져 극장을 나온다"는 말을 할 정도다. 올해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베테랑', '사도' 에 이어 '검은 사제들'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충무로의 무서운 신예로 우뚝 성장했다.
쌍꺼풀없는 작은 눈에 뽀얀 피부는 티없이 맑은 소녀의 모습이지만 악령을 빼내기 위한 구마예식 때 180도 달라지는 영신을 표현한 박소담은 가히 '충무로의 미친 신인'이라 말하기 충분하다. 박소담의 극중 핏발 선 얼굴이 CG가 아닌 분장이었다는 장재현 감독의 설명을 비추어보아, 컴퓨터 그래픽에 기댄 것이 아닌 오롯이 박소담의 연기로 표현한 악령의 모습은 박수받을 만하다. 5일 개봉.
[영화 '검은 사제들' 박소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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