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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과연 어떤 답변이 올까 궁금했다. 생각보다 더 철학적이었다. 싱어송라이터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이메일 인터뷰 답변지. 이런 답변은 두고두고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첫 번째 던진 질문은 음악철학이었다. 그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제게 있어 선생님이고, 그 중 음악은 저의 가장 위대한 교사입니다”라고 답했다. ‘모든 것’을 선생님으로 모시는 뮤지션의 음악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제 취미는 마음을 여는 법을 배우는 거예요. 사회로부터, 다른 이들로부터, 지난 몇 년 동안 배운 것들로부터, 머리 속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것들을 제거해야 하죠. 제가 살아 있는 동안엔 세상에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전 마음을 정리하고 싶고, 사랑하는 것들엔 편견이나 비판 없이 제 마음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판단은 영혼을 죽이는 것이고, 사랑은 그것을 살리는 것이니까요.”
‘모든 것’을 선생님으로 모시는 뮤지션 답게, ‘판단 유보’를 선택했다. 판단은 곧 개입이고, 입장이고, 선택이다. 판단을 내리는 순간, 판단에서 제외된 것들은 소멸한다. 데미안 라이스는 그것을 경계했다.
그는 올해 42살이다. 30대와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우문을 던졌다. 그는 현답을 내놨다.
“전 내일을 꿈꾸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며 현재를 살기를 희망합니다. 제게 있어 지금은 전부입니다.”
셋리스트를 만들지 않는 뮤지션. 그날 장소의 분위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음유시인. 우연에 몸을 맡겨 필연으로 관객과 교감하는 가수. 한국을 4번째 방문하는 지한파.
“저녁식사에 친구를 초대하듯 한국은 저를 자주 초청해 줬어요. 그 시간들을 즐겼죠. 이제 한국이 아시아에 있는 집처럼 느껴져요.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은 언제나 흥미롭고 즐거운 경험이예요.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는 지난해 11월, 8년 간의 공백을 깬 3집 ‘My Favourite Faded Fantasy’를 발표했다. 자국인 아일랜드 차트 1위, 미국 빌보드 차트 15위를 기록했다. LA 타임스는 “예술, 개성, 그리고 존재감의 완벽한 패키지”라고 평했고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는 “2014년 최고의 앨범과 함께 다시 그가 돌아왔다”고 환영했다. 섬세한 가사와 오케스트라 편곡이 돋보이는 ‘I Don’t Want to Change You’, ‘The Box’를 비롯해 9분이 넘는 대곡 ‘It Takes A Lot to Know A Man’ 등이 수록되어있다.
데미안 라이스 콘서트는 11월 22일(일) 오후 6시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 11월 24일(화) 오후 8시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문의 : 02-3141-3488.
[사진 제공 = 엑세스ENT]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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