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셔틀콕’,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을 본 관객이라면 눈에 띄는 한 배우와 만났을 것이다. 바로 공예지. 청순한 듯 하지만 어딘지 모를 섹시함이 느껴지고 해맑다가도 한 순간 차갑고 날카롭게 변하는, 천의 얼굴을 가진 충무로의 주목받는 신예다.
이런 공예지가 영화 ‘세상끝의 사랑’으로 다시 관객들 앞에 섰다. 자신의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 자영(한은정), 과거의 상처를 품고 사는 아이 유진(공예지), 두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 동하(조동혁), 서로 어긋난 사랑으로 인해 파국을 맞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로드무비’, ‘얼굴없는 미녀’를 연출한 김인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공예지가 연기한 유진은 순수와 파격을 넘나드는 인물. 여기에 공예지만의 청순하고 깨끗한 마스크, 일찌감치 충무로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연기력이 더해져 유진이 더욱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힘들게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아요. 사실 그동안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봤을 때 별로 안 힘들었다고 얘기했거든요. 제가 시간이 지나면 잘 잊어 먹어요. 그런데 (인터뷰를 하러 오기 전 준비를 하며) 어제 밤에 생각해 보니 제가 되게 힘들었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이 즐겁게 밥을 먹으러 갈 때도 홀로 있으며 준비를 했어요. 사람들과 즐겁게 있다가 갑자기 깊은 감정을 지닌 유진이 돼 연기할 수 없었거든요.”
‘세상끝의 사랑’의 유진은 다양한 감정을 보여준다. 극에 치달은 감정들도 많지만 해맑은 모습부터 사랑을 갈구하는 간절함까지, 다양하면서도 극과 극을 넘나드는 감정들이 한 작품 안에 모두 녹아 있다.
“오히려 ‘경성학교’의 유카를 연기할 때 인물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어요. 저와 많이 달라서 그런가봐요. 감독님께서 날카롭고 도도하게 연기해달라고 말씀하셨는데 워낙 제가 그런 성격이 아니었거든요. 반면 유진은 어떤 부분에 있어 저와 비슷해 조금 더 쉬웠던 것 같아요.”
공예지가 유진에게 동질감을 느낀 부분은 유진의 외롭고 불안한 감정상태다.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공예지 역시 유진처럼 혼자인 것 같은 시간들을 겪었다.
“저 나름대로는 유진이 밝고 활달한 친구인데 가정적 문제 등으로 인해 성장과정에서 성격이 변한 것이라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 제가 시골에서 살았거든요.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서울에 오면서 환경이 너무 많이 바뀌었어요. 시골에 있을 때는 한 반이 15명인 분교에 다녔는데 서울에 오니까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서울 친구들은 눈에 띠는 걸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조용히 지냈어요. 그 때 성격이 내성적으로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에서 유진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됐어요.”
이번 영화에서 공예지는 조동혁과 파격 베드신도 선보인다. 인물들이 영화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데 꼭 필요한 신이기도 하다. 앞서 공예지는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연기는 스스로를 노출하는 행위이며, 신체를 노출하는 것도 연기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는 배우로서의 속 깊은 생각을 전한 바 있다.
“제가 어떤 것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 일을 하기로 했으면 부정적인 면을 더 많이 보기 보다는 지금 제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집중하는 포커스를 다른 쪽으로 돌리면, 그런데서(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자유로울 수 있다고 봐요. 그래야지 또 연기를 할 수 있기도 하고요. (웃음) 제 또래 배우 친구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표현되는 방식의 차이인 것 같아요.”
신인으로서의 대담함과 패기, 배우로서의 열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연기력을 지니고 있는 공예지는 지금까지 무겁고 진중한 역들을 많이 연기해 왔지만 앞으로 정 반대의 밝거나 독특한 코미디물에 출연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안 그래 보이지만 워낙 재미있는 걸 좋아해요. 막연하게 독특한 코미디물에 출연해보고 싶어요. 조금 더 편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배우 공예지.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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