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국과의 프리미어 12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된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즈)는 괴물이다. 190cm가 넘는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강속구와 포크볼, 종슬라이더는 공략하기 쉽지 않다. 그가 한국전을 사흘 앞둔 전날(5일, 이하 한국시각) 푸에르토리코를 상대로 모의고사를 치렀다. 그의 피칭 메뉴를 살펴봤다.
오타니는 전날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 등판, 2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자신의 송구 실책으로 주자 3명을 들여보내 자책점이 기록되진 않았다. 이날 오타니의 성적보다는 피칭 메뉴에 관심이 모였다. 그는 주무기인 강속구와 포크볼,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모두 던졌다. 역시 위력이 대단했다.
이날 오타니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6km가 찍혔다. 투구수 32개 중 직구 23개, 포크볼 7개, 종슬라이더 2개를 던졌다. 삼진을 솎아낸 구종은 포크볼 3개와 종슬라이더 하나였다. 안타를 허용한 구종은 직구 2개와 종슬라이더 하나. 5회말 푸에르토리코 우타자 리베라에게 153km 직구를 공략당해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내주기도 했다. 131km 종슬라이더는 낮은 코스에 잘 떨어졌으나 타자가 잘 받아쳤다. 2점을 주긴 했지만 구위나 제구는 크게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직구 구속은 모두 150km를 넘겼다.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사용한 포크볼의 낙폭은 기막혔다. 좌타자, 우타자 편식도 없었다. 종슬라이더의 움직임도 포크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칭찬일색인 조무근(kt wiz)의 슬라이더처럼 미끄러지듯 떨어졌다. 여기에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제대로 가라앉는 포크볼까지 곁들이니 위력이 배가된다.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 150km대 하이패스트볼과 포크볼, 종슬라이더까지 생각해야 하니 머리가 아프다. 노림수가 안 통하면 답이 없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이날 오타니의 투구에 대해 '한국전을 앞두고 불안요소를 남겼다'고 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현지 인터뷰에서 "오늘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전체적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가운데만 보고 던졌는데, 타자들이 쳤다. 제대로 점검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지바 롯데와의 클라이막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1차전에서 2⅔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팀이 1승 2패로 탈락하는 바람에 전날까지 약 한 달간 실전 투구를 하지 못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고 말한 이유. 그럼에도 구위는 살아있었고, 포크볼과 종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좋았다.
오타니는 올해 정규시즌 22경기에서 15승 5패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했다. 5차례 완투했고, 160⅔이닝 동안 삼진을 196개(46볼넷)나 솎아냈다. 피홈런은 7개가 전부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강했던 홈구장 삿포로돔에서 선발 등판하는 것도 플러스. 선동열 대표팀 투수코치는 "오타니도 중압감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실투가 하나둘씩 나오는데, 타자들은 그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평가전 피칭 메뉴를 뜯어보니 오타니는 그야말로 괴물 투수였다. '알고도 당한다'는 말이 딱 맞았다. 한국 타자들의 대처가 궁금해진다. 한국과 일본의 프리미어 12 개막전은 8일 오후 7시 삿포로돔에서 열린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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