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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양주(경기도) 이승길 기자] "삶의 깊은 부분을 느끼게 하는 작품", "변화의 단초가 됐으면…."
배우들의 입에서 JTBC 주말드라마 '송곳'(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을 향한 예찬과 기대가 쏟아졌다. '송곳'의 제작현장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6일 오후 경기 남양주 화도읍 창현리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송곳'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부당해고 사건을 통해 강자의 '갑'질에 맞서는 우리 주변 '을'들의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다. 배우 지현우, 안내상, 김희원, 김가은, 현우, 슈퍼주니어 예성, 가수 박시환 등이 출연한다.
'송곳'이라는 작품에 대한 배우들의 애착과 자부심은 지난달 진행된 제작발표회 당시보다 한층 더 굳건해졌다. 쏟아진 호평에 대해 이수인을 연기하는 지현우는 "작품에 임하는 태도부터 조금은 달랐던 것 같다. 원작이 있고, 원작의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또 제일 듣기 싫었던 말이 감독과의 인연으로 캐스팅이 됐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의지가 컸다. 거기에 다른 현장과는 다르게 ('송곳'은) 대본이 거의 다 나온 상태고, 밤을 샌 적이 한 번도 없다. 연기를 못하면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환경이 되니 더 잘 나올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안내상 또한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미팅을 갔다 우연히 김석윤 PD를 만났다. 그런데 '송곳'을 하자고 하더라. 나는 멍해졌다. '우리나라에서 이걸 방송할 수 있나? 불법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얘기해도 되는 건가? 우리의 권리를 찾는다는 게 몰래 숨어서 얘기해야하는 것 아닌가?' 나는 그런 세상을 살았기 때문이다"고 캐스팅 과정을 소개하며 세상의 아픈 곳을 찌르고 있는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 사회의 아픈 곳을 비추고 있는 '송곳'. 하지만 반대로 시청자가 '송곳'을 시청하기까지 고민하는 요인 또한 바로 그 '답답함'과 '불편함'이다. 하지만 '송곳'의 배우와 연출자는 작품이 그 답답함을 피해갈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현우는 "지금까지는 이수인이 직원들과 친해지려고 카트도 타고 재밌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앞으로는 그런 부분이 싹 사라지면서 아마 보는 이들은 더 답답해질 것이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가) 불편해하는 것 안다. 힘들게 일을 하고 와서 쉬고 싶고, 웃고 싶은데 힐링이 되는 드라마를 보는 것 안다. 물론 그런 드라마도 훌륭하다. 그런데 우리 드라마는 한약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쓰지만 몸에 좋다"며 "어찌됐건 알아야 하니까. 공부하는 느낌이 들수도 있지만. 보면서 생각의 시간을 주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앞으로 또 다른 '송곳' 같은 드라마가 나오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안내상도 "'송곳'이 2003년에 일어난 일을 다루는 작품이다. 비정규직이라는 것이 그 시점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서 지금까지 이어지는 문제 같다. 내 기억에 그 시점 전까지는 비정규직을 고용주가 쉽게 쓰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비정규직은 불안정한 삶을 살게 됐다. 그리고 2015년 지금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노동유연화, 비정규직 등의 말이 지금도 나오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단초를 '송곳'이라는 드라마가 제공했으면 한다.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에 참여하는 것이 너무 영광이다"는 말로 작품을 향한 관심을 부탁했다.
연출을 맡은 김석윤 PD는 "이번주 방송에는 문소진(김가은)과 구고신(안내상)의 과거 이야기, 황준철(예성)의 징계위원회가 그려질 것이다. 그러면서 단합을 해가는 과정이 펼쳐질 것이고, 알고 있겠지만 그 후에는 이들이 단합을 했다가 갈라진 뒤 다시 승리를 향해 가는 몸부림이 그려진다. 스토리 적으로는 더 재밌을 것 같은데 이야기가 무거워지기 때문에 (새로운 시청자가) 쉽게 진입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있다. 확실한 건 '송곳'을 재밌게 보고 있는 이들은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며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송곳'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사진 = 남양주(경기도)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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