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한은행 최윤아의 출전 시기는 알 수 없다.
최근 2~3시즌 동안 지속적으로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다. 경기 전 휴식일이 충분했을 때에는 제 기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연전이나 퐁당퐁당(하루 걸러 하루 경기) 일정의 후반부에는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 후 간단한 청소(수술)를 받았다. 그 여파로 올 여름 아시아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최윤아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신한은행에서 재활을 했으나 무릎 상태는 극적으로 좋아지지 않았다. 정인교 감독도 사실상 체념한 상황. 시즌을 길게 보고 최윤아의 복귀시점을 잡을 계획이다. 정 감독은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시즌 아웃은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신한은행으로선 극심한 순위다툼이 벌어지는 시즌 막판, 그리고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서 최윤아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 낫다. 35경기 장기레이스서 시즌 초반부터 최윤아를 무리시킬 이유는 전혀 없다. 그래서 신한은행은 반전카드를 준비했다. 김규희다.
▲현주소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백업 가드를 육성해왔다. 김규희와 윤미지는 수년 전부터 최윤아 백업으로 뛰어왔다. 특히 만 23세 젊은 가드 김규희에 대한 정인교 감독의 기대가 크다. 김규희는 앞선에서의 압박 능력이 좋다. 이 분야 WKBL 최고수 우리은행 이승아보다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수비력을 인정받아 올 여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김규희는 "국제대회서 잘 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직접 뛰어보면서 기량이 올라간 것 같다"라고 했다.
다만, 공격력이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가드로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외곽슛이 좋은 편이 아니다. 김규희는 "내가 슛이 좋지 않은 걸 아는 다른 팀들이 나를 버리고 다른 선수에게 더블팀을 들어갔다"라고 털어놨다. 자존심 상하는 부분이지만, 순순히 인정했다. 경기운영능력도 정상적인 몸 상태의 최윤아보다 떨어진다. 정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과 특성을 살려주는 부분이 약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가드 기근에 시달리는 여자농구에서 김규희 같은 젊은 가드도 없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 배우려는 의지가 매우 좋다. 서서히 경험을 쌓으면서 진화하고 있다. 최윤아가 뛰지 못하는 현 시점에서 김규희가 폭풍성장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김규희는 6일 삼성생명전서 4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기록은 1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1일 KB와의 개막전보다 경기내용이 훨씬 좋았다.
▲발전 가능성
일단 슈팅능력과 경기운영능력은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충분한 실전을 통해 자신의 틀을 깨야 한다. 김규희는 정인교 감독과 함께 비 시즌에 슛 밸런스를 잡는 훈련을 소화했다. 여전히 슛 폼 자체가 깨끗하지는 않다. 정 감독은 "프로에서 굳어진 슛 폼 자체를 뜯어고칠 수는 없다"라고 했다. 삼성생명전 막판 탑에서 3점슛 1개를 넣었다. 삼성생명의 수비 로테이션이 늦어지는 틈을 타서 오픈 찬스를 잡았고, 밖으로 나오는 패스를 정확하게 처리했다. 확실히 이 부분에선 가능성이 보인다. 신한은행은 장신 포워드들이 즐비하다. 공격력 강화 차원에서 김규희의 외곽슛은 옵션이 아닌 필수다.
경기운영은 실전 경험 외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김규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형수 코치는 "패스 하나를 해도 과감하고 강하게 찔러 넣으라고 한다. 그런 부분에선 실책을 해도 괜찮다"라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패스를 제때 넣어주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측면이 있다는 게 전 코치 설명. 똑같이 많은 실책을 범해도, 좋은 플레이를 능동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의 실책과 어이 없는 실책(트레블링, 라인 크로스 등)은 가치가 다르다. 그런 점에서 KB보다 삼성생명전이 더 좋았다.
올 시즌 김규희의 성장은 신한은행의 성적, 장기적으로는 신한은행의 미래로 직결된다. 코칭스태프도 김규희의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규희 역시 의욕적으로 올 시즌에 뛰어들었다.
[김규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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