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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김진성 기자] KGC의 아름다운 매너가 빛났다.
7일 안양체육관. 시즌 초반 고공비행 중인 선두 오리온과 최근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KGC의 맞대결. 선두권 맞대결이면서도, 오리온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의 KBL 외국선수 통산 최다득점 신기록 여부가 궁금한 경기이기도 했다. 결국 헤인즈는 3쿼터 3분 43초를 남기고 골밑 돌파에 성공, 맥도웰을 넘어 역대 외국선수 최다득점을 경신했다. KBL 통산 최다득점 8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때 KGC의 아름다운 매너가 빛을 발했다. KGC는 헤인즈가 맥도웰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 KBL 심판진의 경기 중단 시그널을 받았다. 그러자 곧바로 안양체육관 전광판을 통해 헤인즈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안양 팬들도 그 순간만큼은 헤인즈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헤인즈는 비록 원정에서 대기록을 달성했으나, 안양 팬들의 환대에 미소를 지었다.
KBL도 선심을 베풀었다. 헤인즈가 7079점째를 넣은 몰텐 공인구에 헤인즈의 자필 사인을 받아 곧바로 회수했다. KBL 관계자는 "오리온 구단이 헤인즈의 신기록 공을 가질 수 없느냐고 문의했지만, 그럴 수는 없게 됐다. 이 공은 KBL에서 보관할 것이다"라고 했다. 대신 KBL은 헤인즈에게 꽃다발과 소정의 선물을 증정했다.
경기는 약 2분 정도 중단됐다. 승패를 떠나서 헤인즈의 대기록이 달성된 그 순간만큼은 오리온과 KGC, KBL, 관중 모두 한 마음이었다. 홈 팀 KGC의 배려와 매너, KBL의 준비가 돋보였다. 오리온 이형진 부단장도 "KGC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고마워했다.
사실 KBL은 그동안 대기록 축하와 기념에 인색했다. 스스로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스토리텔링을 엮어가는 걸 포기했다. 리그의 정통성이 옅어졌고, 팬들을 농구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했다. KBL 스스로 가치를 낮췄다. 하지만, 이날 헤인즈의 대기록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오랜만에 제 역할을 해냈다. KGC의 아름다운 배려도 단연 돋보였다.
한편, 헤인즈는 이날 18점을 기록, 개인통산 7081점째를 마크했다. 오리온은 8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서 헤인즈의 대기록을 다시 한번 기념하고 축하할 예정이다.
[헤인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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