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종국 기자]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중 한명이었던 이천수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천수는 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현역에서 물러나는 소감을 전했다. 이천수는 "갑작스러운 은퇴발표라서 여러 소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은퇴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다. 은퇴는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시원 섭섭한 생각은 들지만 한편으로는 후련하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실력보단 운이 좋았던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문에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이천수는 이제 풍운아가 아니라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고향인 인천에서 운동을 내려 놓을 수 있어 행운아라고 생각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중 한명으로 활약했던 이천수는 같은 해 울산을 통해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누만시아(스페인) 페예노르트(네덜란드) 등 유럽무대에서 활약하기도 했던 이천수는 K리그에선 수원 전남 인천 등에서 활약하며 지난 14시즌 동안 9개 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A매치에선 통산 78경기에서 10골을 터트렸다.
다음은 이천수와의 일문일답.
-은퇴소감은.
"갑작스러운 은퇴발표라서 여러 소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은퇴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다. 은퇴는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6개월간 혼자 고민을 많이 했다. 언제 은퇴를 해야 운동을 했던 것이 조금 더 부각되고 이천수라는 선수가 잊혀지는 것이 더딜 수 있는지 생각했다. 시작을 하면 항상 끝이 있고 선택을 하게 됐다. 선택한 것에 대해 스스로 축하를 해주고 싶었다. 좋았던 것도 있었고 나빴던 것도 있었다. 내려 놓으면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시원 섭섭한 생각은 들지만 한편으로는 후련하다. 제 2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많지만 내가 운동을 할 때는 최선을 다했다. 제 2의 인생을 사는데 있어 앞으로 잘 살고 먼저 다가가면서 잘하고 싶다. 프로 생활을 울산에서 시작을 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실력보단 운이 좋았던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문에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안 좋은 상황에서 다시 K리그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금도 레전드로 대우해 주시는 울산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인천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고향이 인천이다. 마지막을 인천에서 할 수 있었다. 이천수는 이제 풍운아가 아니라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고향인 인천에서 운동을 내려 놓을 수 있어 행운아라고 생각하고 기쁘다.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인천 시민분들과 서포터에게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지도해 주신 모든 스승님들께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은퇴를 선택한 계기는.
"딸이 아빠가 축구 선수라는 것을 알게 될때까지 운동을 하고 싶었다. 딸이 빠르게 아빠가 축구 선수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무의식적으로 항상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6개월 동안 힘들었다. 주위에 상의한 분들도 있었다. 운동쪽에 계신 분들과 상의하면 속도가 빠르게 퍼져 나간다. 개인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은퇴를 조금이나마 박수를 받을 때나 할 수 있을 때 하려고 했다. 인천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인천이 나쁜 팀이 아니다. 선수들의 간절함과 끈끈함을 많이 배웠다. 좋은 후배들이 있어 기회를 주고 싶은 선배의 마음도 있었다."
-올시즌이 마지막 시즌이 되었는데 되돌아 본다면.
"올해 솔직히 어려웠다. 감독님 선임 문제도 있었고 인천시 재정 문제로 인해 시작부터 욕을 많이 듣기도 했다. 고참 선수로 같이 움직였던 부문이 있었다. 올해 내려 놓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올시즌 강등 후보 1순위였지만 괜찮은 성적을 냈고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선배로서 나름 열심히했고 후배들이 잘 따라줬다. 이제는 후배들이 혼자 이끌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을 같이 못했고 특히 FA컵 결승전에서 함께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했다. 올해 시작이 안좋았는데 모든 분들이 노력해 안정을 되찾았다. 후배들에게 연말이 행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행복한 아이들이 될 수 있게되어 좋다."
-마지막 소속팀인 인천이 어떻게 기억될 것 같은가.
"인천에 있으면서 배운 것이 많다. 하나의 팀이었고 간절함을 배웠다. 현실을 마주하며 노력하는 것에 많은 것을 배웠다. 인천은 내가 태어난 것이다. 축구선수 이천수가 나올 수 있도록 운동에 빠져들 수 있었던 곳이다. 개인적으로 인천이 고향인데 울산에 있을 때 아쉽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기도 했다. 항상 최선을 다했다. 인천에 아픔을 안겨주기도 했다. FA컵 결승전에서 함께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나의 시작을 만들었던 곳이고 프로 생활 마지막을 하는 곳이다. 인천은 말 그대로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고향은 사람이 힘들 때 찾게되면 마음이 안정되는 곳이다."
-가진 기량에 비해 선수로서 많은 것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나는 시대를 잘 타고난 것 같다. 축구에 있어서 굉장히 노력했다. 운동에 대한 생각과 노력을 많이 했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것은 내가 내 자신에게 인정해 주고 싶다. 축구는 노력으로만 될 수 없다는 것을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됐다. 별명에 밀레니엄이 있는데 시대를 잘 타고 났다. 그 질문에 대해선 아니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아서 이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 두번 출전했고 대표팀에서 선배님들에 비해 많은 경기는 아니지만 준수한 경기를 치렀다. 올림픽에도 출전했었다."
-차두리 처럼 화려한 은퇴를
"두리형은 대학교때부터 한방에서 동거동락했다. 좋은 친구이자 선배이기도 하다. 누구든지 그렇게 좋게 마무리하고 싶을 것이다. 두리형에게 축하의 말을 해주고 싶다. 두리형은 1-2년전부터 내려 놓는다고 했었고 나는 누구와도 상의하기 힘들었다. 두리형이 많이 부러웠다. 2002년 선수들이 하나하나 떠난다. 좋아하는 두리형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떠나는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
-축구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선수로는 2006년 월드컵 토고전에서 득점한 장면이 가장 좋았던 순간이다.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몇차례 의미있는 골을 넣었다. 그 중에 월드컵 골이 많이 기억난다. 좋아하는 프리킥 골을 터트렸다. 연습의 결과를 얻은 것 같아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평생 운동만 해왔던 나에게 운동을 내려 놓는 순간인 지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향인 인천축구를 위해 공헌하고 싶은 부문은.
"아직 구단과 정확하게 이야기된 부문이 없다. 은퇴를 하니 구단에서 신경을 써주신다. 해설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다. 솔직히 이야기를 하자면 정확히 결정된 부문은 없다. 구단과 이야기를 더 해봐야 한다. 갑작스럽게 내려 놓는 입장이다. 우리 인천은 지역 스폰서가 많아야 한다. 시민구단은 같이 갈 수 있는 구단이 되어야 한다. 인천시에서 기업하시는 분들의 스폰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부문에서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인천과 함께갈 생각이다. 인천에서 시작했고 마무리를 인천에서 한다. 인천 아이들에게 축구를 전도하고 싶기도 하다. 인천 구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지만 아직 구단과 정확하게 이야기 된 것은 없다."
-은퇴 이후 계획은.
"첫 번째로 딸과 많이 놀아주고 싶다. 딸이 아빠가 싫다고 한다. 첫번째로 딸과 많이 놀아줘야 한다. 두번째로 지도자 연수를 들어간다. 고려대학교 입학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충실히 해야할 것 같다. 지금은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할 것은 많은데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말디니를 찼던 상황이 다시 발생한다면.
"내가 찬 후에 눈을 봤다. 눈이 큰 선수이기도 하다. 당시 말디니가 우리로 치면 (홍)명보형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였다. 지금도 그런 상황이 오면 막내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다.
"실전에 강한 선수를 만들고 싶다. 축구는 놀고 있을때 보인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지도자 계획은 없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외국 생활을 했고 9개팀에서 뛰었다. 나는 학원축구를 하면서 정말 좋은 지도자분들을 만났다. 그런 장점을 배우고 싶다. 외국 지도자달의 장점도 배우고 싶다. 지도자가 된다면 그런 점들을 제자들에게 전수해주고 싶다. 축구는 실전이기 때문에 창의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지도 목표다."
-11월 28일 전남전이 은퇴경기가 될 수도 있는데.
"의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의미가 있는지 말을 안해도 아실 것 같다. 마지막에 웃으며 꼭 이겨서 내려오고 싶다. 코치 선생님, 감독님과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은퇴식보단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이다. 그것에 맞추려고 한다. 28일 경기에서 몇분을 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승리는 기본이고 은퇴식을 잘 치를 생각이다. 그 때까지 몸을 잘 만들겠다."
-숭의아레나가 꽉 차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얼마전에 인천 숭의아레나가 꽉 차는 것을 보고 은퇴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노력을 했는데 어려웠다. 욕심이다. 팬들이 많이 오셔서 재미있는 경기를 하면서 즐기고 싶다. 많은 분들이 은퇴를 축하해 주셨으면 좋겠다. 꽉 차면 좋겠지만 개인적인 욕심일 수도 있다. 고향인 인천에서 은퇴하는 것에 이쁘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행복한 은퇴식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스페인 무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놓쳤던 순간이 아직 아쉽나.
"아쉽다. 그것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았다. 내 골이라고 생각하고 세리머니도 했었다. 스페인 가기전에 연속골을 넣으며 속옷 세리머니를 했고 홈과 원정 구분 없이 관중분들이 좋아하셨다. 스페인에서 세리머니를 위해 스페인어도 썼다. 유럽에서 골이 없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축구를 해오면서 아쉬운 부문 중 하나다."
[이천수. 사진 = 인천유나이티드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