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제주 안경남 기자] “전북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 싶다” K리그 역사상 최다우승 감독이 ‘명장’ 최강희(56) 감독은 제주 원정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이렇게 말했다. 역사를 쓴 그의 목표는 이제 단순한 ‘우승’ 넘어 하나의 축구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전북은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했다. 승점 72점을 기록한 전북은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K리그의 ‘왕’이 됐다. 동시에 2009년, 2011년, 2014년에 이어 통산 4번째 별을 가슴에 새겼다.
일명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불리는 전북의 전성시대다. 4회 우승으로 수원, 부산과 어깨를 나란히 함과 동시에 성남(7회), 서울과 포항(이상 5회)를 바짝 추격했다. 무엇보다 최근 5년 간 3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K리그 최고 명문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는데 성공했다. 2연패도 의미가 크다.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K리그를 제패한 전북은 2003년 성남 일화 이후 12년 만에 연속 우승팀이 됐다.
한국에 프로축구가 출범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축구 문화’는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또한 박지성을 시작으로 이청용, 기성용, 손흥민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유럽파가 탄생하며 유럽축구가 팬들 깊숙이 침투했지만 K리그에겐 아직 머나먼 이야기다.
그런 와중에 전북 지역을 대표하는 전북 현대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다수의 우승컵과 함께 늘어나는 ‘녹색’ 관중은 전주성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10월 8일을 기준으로 전북의 2015시즌 평균관중은 1만6710명으로 K리그 전체 1위다. 지난 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유로관중 비율도 66.4%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아직 배가 고프다. K리그 역대 최다우승 감독이 된 그는 “전북에 처음 부임했을 때 한 번이라도 우승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근데 이제는 별을 4개나 달은 명문팀이 됐다. 올 시즌에는 팬, 구단, 선수단이 삼위일체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에 안주해선 안 된다. 또 다른 전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분명히 전북은 현재 고비에 서 있다.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구단과 여러가지 문제를 상의할 것이다. 나는 지금보다 강력한 전북을 만들고 싶다. 유럽에서도 명문팀들이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대신 세우는 것은 어렵다. 우승도 중요하지만 전북만의 축구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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