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수습기자] KBO리그 마운드의 현주소가 드러난 경기였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로 패했다. 타선이 일본 마운드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가운데 투수들도 매 이닝 위기를 맞으며 5실점했다.
1회말부터 8회말까지 3타자를 깔끔하게 막은 이닝이 없었다. 일본은 한국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2사 후 집중력이 빛났다. 1회 야마다의 루킹 삼진으로 2아웃이 됐지만 나카무라는 중전안타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선발투수 김광현은 잦은 풀카운트 승부로 3회 2아웃 교체될 때까지 무려 67개의 공을 던졌다.
5회 차우찬이 추가점을 허용할 때도 2사 후에 나카타를 안타, 마츠다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했고 곧바로 히라타에게 적시타를 내줬다. 6회말 정우람이 안정된 투구로 아키야마를 범타로 처리한 뒤 사카모토에게 벼락같은 홈런을 맞은 것도 실투였다.
쿠바와의 평가전을 거치며 마운드에 100% 만족할 수 없다던 김인식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실제로 마운드 구성을 살펴보면 강팀을 상대로 확실하게 6, 7회까지 책임지며 1승을 거둘 수 있는 투수가 없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부상과 메이저리그 규정으로 빠졌고 김광현은 올 시즌 14승을 기록했지만 예전의 구위가 아니다. 그 외 우규민, 장원준, 이대은과 같은 선발자원도 국제무대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실제 KBO 리그의 올 시즌을 되돌아봐도 선발로테이션이 개막부터 끝까지 원활하게 이뤄진 팀은 없었다. 김 감독도 대표팀 훈련에서 이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김 감독은 “각 팀 별로 대부분 1, 2선발은 외국인 선수로 구성한다. 나머지 3~5선발 자리를 국내 선수들이 책임진다는 뜻인데 한달도 안 돼 공백이 생긴다”며 “각 팀 별로 최소 30명 이상의 투수는 있을텐데 어떻게 확실한 3명을 만들지 못하냐”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어 “류현진, 김광현과 같이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가 나오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원투 펀치는 김광현, 류현진이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는 김광현이다. 일본이 오타니 쇼헤이라는 21살의 신예가 에이스 자리를 꿰찬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이번 일본 전으로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아시안게임 2연패의 아성에 젖은 한국야구의 냉정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올 시즌 리그의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잦은 블론 세이브는 화끈한 공격야구가 아닌 투수들의 부진이 초래한 결과였다.
[한국 선수단. 사진 = 일본 삿포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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