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수습기자] 1차전 패배는 그동안 대표팀에 독이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로 패했다. 일본과 극명한 실력 차이를 보이며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일본,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 강팀이 즐비한 B조 첫 경기에서 패하며 남은 일전이 중요해졌다.
야구뿐만 아니라 축구, 배구 등 모든 종목의 단기전에서는 1차전 승리가 중요하다. 축구의 월드컵 같은 경우 조별리그 1차전 승리 시 16강 진출 확률이 86.1%로 상당히 높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역대 1차전 승리 역시 대부분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역으로 1차전 패배는 여지없이 성적부진을 초래했다.
한국은 프로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국제대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지난 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지난 2014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총 10개의 대회에 참가했다. 98년부터 지난해까지 아시안게임에 5회 연속 출전했고 올림픽은 2000년 시드니와 2008년 베이징 대회에 나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2006, 2009, 2013 대회에 참가했다.
기록을 살펴보면 한국은 10번 중 무려 8번에서 1차전 승리를 가져갔다. 높은 1차전 승률이다. 그리고 1차전에서의 승리는 모두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당시에도 1차전에서 대만을 16-5, 7회 콜드게임으로 꺾었고 베이징 올림픽 때도 1차전 미국에 8-7로 간신히 승리를 챙기며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2번의 1차전 패배는 한국 야구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먼저 지난 2006년 ‘도하 참사’라 불리는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 첫 1차전 패배를 겪었다. 당시 김재박(현 KBO 위원)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제 1회 WBC 4강 신화를 이룬 아시안게임의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투, 타 트리플 크라운에 빛나는 류현진, 이대호와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필두로 금메달 사냥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대만에게 예선 1차전 2-4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차전 사회인 야구단으로 구성된 일본에게도 7-10으로 패하며 동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류현진이 성인 국제대회 첫 출전의 부담을 이기지 못했고 오승환 마저 일본에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부진했다.
두 번째 1차전 패배는 지난 2013년 제 3회 WBC였다. 당시 류중일 감독이 이끈 야구 대표팀은 각종 부상과 개인사정으로 엔트리 교체가 잦았지만 2회 대회 때 못지않은 전력으로 4강신화에 나섰다. 그러나 첫 경기 약체로 평가받던 네덜란드에게 0-5 영봉패를 당하며 충격에 휩싸였다. 결국 1라운드에서 2승1패를 기록하고도 실점률에 의해 예선을 탈락, 최악의 결과를 냈다.
야구는 데이터의 게임이다. 1차전 패배가 또 다시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물론 이번 대회는 6개팀 중 4위까지 8강에 진출하기 때문에 예선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하위권으로 8강에 오를 경우 A조 1, 2위로 유력시되는 쿠바, 대만과 맞붙기 때문에 남은 경기가 중요하다.
한국의 다음 경기는 오는 11일(한국시각) 열리는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2차전이다.
[한국 선수단. 사진 = 일본 삿포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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