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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 '돈의 맛', '타짜', '관상' 등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였던 배우 백윤식이 만 2년 만에 영화 '내부자들'로 돌아왔다. '내부자들'에서 그는 겉으로는 유약해보이지만 강단과 내실을 갖춘 논설주간 이강희 역을 맡았다.
앞서 우민호 감독은 "이강희 역에 백윤식 배우를 염두하면서 집필했다"라며,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원작을 바탕으로 백윤식을 생각하며 이강희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윤식은 그동안 수많은 필모그래피에서도 '지독한 악역'을 해본 적이 없어, 큰 결심이 서야했다.
"제작사 대표가 제게 시나리오를 줬는데, 다 읽어본 뒤에 느낀 건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좋은 일하는 사람이네?'였어요.(웃음) 그래도 제 전작들을 보면 긍정적으로 귀결되는 인물들이었거든요. 우민호 감독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풀어놓는 과정이 좋게 느껴져서 하게 됐어요. 윤태호 작가의 웹툰 단행본 맨 앞장에,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쓴 편지도 와닿았고요. 집에 만화 콘티와 대본, 웹툰 만화가 줄세워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뿌듯하죠."
'내부자들'은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 그리고 그들을 돕는 정치깡패들에 대한 이야기로 정재계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이강희는 깡패 안상구(이병헌), 검사 우장훈(조승우)에 비해 움직임이 크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펜대 하나로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대가다.
"이강희는 보수 언론사의 정치부장을 거쳐 논설주간으로 오른 사람이에요. 그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니까 사회 전반 흐름의 맥을 짚고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죠. 인생 자체가 그렇게 성장을 한 인물이고, 그러다보니 언론을 통해 현실적으로 풀어나가는 굉장한 힘이 있는 인물이죠. 좋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임에도 배우로서 한번 제대로 표현해봐야겠다는 욕심이 드는 역할이었어요."
상대적으로 정적인 캐릭터일 수 있는 이강희의 모습에, 백윤식은 자신의 약 40여 년의 연기 내공을 십분 발휘했다. 정적이고 엘리트 캐릭터이지만 그 관계를 휘두르는 움직임은 거셌고 권력을 움직이고 정치판을 설계하는 설계자다. 우검사와 안상구가 갈팡질팡 갈등하는 상황 속에서도 이강희는 자신의 한 길만 쭉 따라하며 우직하면서도 무서운 기지를 보인다.
영화는 130분으로 최근 한국영화들의 러닝타임에 비한다면 꽤 긴 시간이다. 하지만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의 이야기를 다 담으려면 3시간 40분이었어야한다고 말했고, 언론시사회에서 백윤식은 자신의 캐릭터 편집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캐릭터 중심이 아닌 사건 중심의 빠른 편집이 이뤄져, 이강희와 안상구의 20년 역사와 관계들이 대부분 편집됐다. 하지만 백윤식은 "영화라는 것은 항상 압축을 해야하는 과정"이라며 감독판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이강희는 언론사의 영향력 있는 인물로, 대사에서도 그 캐릭터의 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적재적소 뉘앙스가 살아있었고, 요만큼도 틈이 없는 인물이에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라면, 다 해보고 싶어요.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수많은 직업 군상들을 연기해왔고 안해본 직업이 없더라고요. 기회만 주어진다면 새롭게 또 좋은 작품에서 재미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어요. 이강희보다 더한 악역이라면 글쎄, 좀 생각을 해봐야겠죠?"
[백윤식. 사진 = 쇼박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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