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수습기자] 고교 선수가 한국 최초 돔구장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고 내야수 강백호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이하 고척돔)에서 열린 제 7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고와의 16강전에서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강백호는 팀이 9-6으로 앞선 8회말 1사 자신의 마지막 타석에서 경기고 구원투수 최하늘의 5구째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공식 비거리는 115m. 고척돔 개장 첫 홈런이었다.
고척돔은 지난 4일 프리미어 12 야구대표팀과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경기로 개장했다. 슈퍼시리즈 2경기에서 박병호, 이대호 등 한국 최고의 거포들이 출전했지만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성인 경기에서도 나오지 못한 돔구장 홈런이 고교야구에서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은 적었다. 그러나 담장거리 좌우측 99m, 가운데 122m로 잠실구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고척돔에서 강백호가 편견을 깨며 당당히 돔구장 첫 홈런을 쳤다.
이에 앞서 고교 선수가 개장 홈런을 때려낸 유명한 사례가 있다. 그 주인공은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끌어낸 류중일 감독. 류 감독은 지난 1982년 경북고 3학년 주장이었다. 고교 시절 ‘제 2의 김재박’이라 불리며 대형 유격수로 경북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당시 잠실구장 개장기념 경기로 열린 우수고교초청대회에서 류 감독은 부산고 에이스 김종석을 상대로 잠실구장 첫 홈런을 터트렸다.
이후 류 감독은 야구명문 한양대로 진학한 뒤 1987년 드래프트를 거쳐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프로에서 13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65(3,293타수 874안타) 홈런 45개 타점 359개 도루 109개를 기록했다. 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삼성 유격수 자리에서 꾸준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힘으로 1987년과 1991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강백호 역시 류 감독처럼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강백호는 이수중학교를 졸업, 서울고에 입학하자마자 4번타자 자리를 꿰찼다. 올해 성적은 19경기 타율 0.406(69타수 28안타) 5홈런 29타점 장타율 0.812 출루율 0.488. 청룡기에 앞서 열린 전국대회와 주말리그에서 홈런 4개를 때려내며 거포의 잠재력을 과시했다.
178cm로 키는 크지 않지만 32인치에 달하는 허벅지의 힘으로 작은 키를 보완한다. 주 포지션인 1루수 외에도 투수, 포수, 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많은 점에서 투수와 유격수를 넘나들었던 류 감독과 비슷한 고교 시절을 보내고 있는 강백호다.
대한민국 최초의 돔구장 홈런을 기록한 강백호가 최대 규모의 야구장 잠실구장의 최초 홈런을 때려낸 류 감독의 뒤를 이어 대형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그의 성장이 기대된다.
[류중일 감독(첫번째 사진), 고척 스카이돔(두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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