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만 타이베이 윤욱재 기자] "앞으로 이런 대회에서 합의판정이 필요할 것 같다"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15일 대만 티엔무구장에서 벌어진 한국과 미국의 프리미어 12 B조 예선전. 2-2로 팽팽하게 맞서며 결국 연장 접전을 벌였다. 대회 규정상 연장전에서는 승부치기를 펼쳐야 했다.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오른 우규민은 프레이저의 타구를 병살타로 연결하며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았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1루주자 프레이저가 2루로 뛰었다. 2루수 정근우가 자연 태그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왕청헝 2루심의 판정은 세이프. 육안으로 보아도 오심인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이 대회에서는 심판 합의판정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KBO 리그에서는 지난 시즌 중부터 비디오 판독을 기반으로 한 합의판정을 실시하고 있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못된 판정을 바로 잡는 것에 의미가 컸다.
김인식 감독은 당시 경기를 마치고 "아쉽기는 하지만 심판이 그렇게 봤다는데 어떡하겠나. 경기를 하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앞으로 이런 대회에서 합의판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프리미어 12는 올해 신설된 대회임에도 구시대적인 운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이 대회를 주최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8강전을 하루 앞두고도 본선 일정에 대해 공지가 없었는데 일본의 한 포털사이트 프리미어 12 특집 페이지에는 본선에서의 경기 개시 시각이 표기돼 있어 논란을 낳았다.
이렇듯 투명하지 못하고 시대 착오적인 발상이 가득한 이 대회에서 애초에 합의판정 제도의 도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이젠 앞으로 오심이 나오더라도 손 쓸 방법이 없다. 이번 대회는 아직 예선 밖에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과제들이 산적하고 있다.
[정근우가 15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티엔무 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한국 vs 미국의 경기 연장 10회초 프레이저에게 도루를 허용 한 뒤 심판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 = 대만 타이베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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