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언더 투수는 감각으로 던져야 한다."
일본 대표 잠수함 투수 와타나베 ??스케는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한화 이글스 투수들의 훈련을 도왔다. 와타나베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통산 255경기(239선발)에 등판, 87승 8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남겼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전 2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투수로 익숙하다.
2005~2006년 지바 롯데 코치를 역임했던 김성근 한화 감독과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와타나베는 지난 6일 마무리캠프지인 오키나와 합류 당시 "한국에는 일본프로야구 이상으로 사이드암, 언더핸드 투수가 많다고 들었다. 개인 사정으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9일뿐이지만 선수들에게 최대한 팁을 주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김 감독도 와타나베에게 "언더 투수들은 만지고 싶은 대로 만져도 좋다"고 말하며 믿음을 보였다.
이번 캠프에는 정대훈을 비롯해 신인 김재영과 정광운, 정재원까지 언더 투수 4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 감독은 "신인 김재영 등 만들어보고 싶은 투수들이 있다. 하나둘씩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 중 와타나베와 같은 언더핸드 투수 정대훈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정대훈은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인 51경기에 등판,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이전보다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중반까지는 선발투수와 필승조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정통 잠수함 투수인 와타나베를 보고 배울 것이 참 많았다. 정대훈은 와타나베 인스트럭터를 '코치'라고 부르며 따랐다.
정대훈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와타나베 코치님이 언더 투수(사이드암 포함)들을 연습 시작부터 끝까지 옆에서 봐 주신다. 공 잘 던질 수 있도록 스트레칭부터 투구 훈련까지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지금까진 투구에 다소 기복이 있었다. 좋을 때와 나쁠 때 차이가 심했다.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대훈은 "변화구와 투구 밸런스를 많이 배우고 있다"며 "특히 변화구 제구에 중점을 두고 훈련 중이다. 더 예리하게 하려고 한다. 지난해보다 더 힘들다"고 말했다. 배울 게 많다 보니 그만큼 바빠진 셈이다.
와타나베 코치의 조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일까. 정대훈은 "언더 투수는 감각으로 던져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힘으로 제압하기보다 감각적으로 던져야 한다고 강조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잠수함 투수는 150km가 넘는 강속구가 아닌 정확한 제구로 타자를 잡아내야 한다. 와타나베도 직구 최고 구속은 132km에 불과했다. 하지만 슬라이더, 커브까지 보유한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아넣는 능력이 탁월했다. 철저히 맞혀 잡는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9일간 한화 투수들을 지도한 와타나베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선수들은 상상 이상으로 열정적이었다. 매일 질문 공세를 받았다"며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그들이 점점 흡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정대훈(첫 번째 사진), 와타나베 인스트럭터와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와타나베 ??스케 블로그 캡처]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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