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핵심은 중간계투진이다.
극일(克日)의 날이 밝았다. 김인식호가 19일 오후 7시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일본을 상대로 2015 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을 갖는다. 최대과제는 역시 일본 괴물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를 타선이 극복 및 공략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인 건 분명하다.
그런데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김인식호 타선이 오타니에게 많은 점수를 뽑아봐야 2~3점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김인식호가 넘어야 할 상대는 오타니가 아닌 일본이다. 다시 말해서 오타니에게 막혀도 일본만 이기면 된다는 뜻. 이를 위해 김인식호 마운드가 오타니와 비슷한 수준의 위력을 보여줘야 한다. 타선이 오타니에게 점수를 뽑아도 마운드가 흔들리면 승산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선발투수에 대한 자세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서 김광현 이대은 장원준 이태양 순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짰다. 준결승전서 이대은을 내세웠으니 지금까지는 이 순서가 지켜졌다. 그런데 김 감독은 선발투수에게 그렇게 큰 미련을 두지 않았다. 김광현은 8일 일본과의 개막전서 2⅔이닝 2실점, 15일 미국전서 4⅓이닝 2실점에 그쳤다. 장원준도 1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서 7이닝 1실점으로 좋았으나 16일 쿠바와의 8강전서는 4⅔이닝 2실점이었다. 이대은도 12일 베네수엘라전서 5이닝 2실점, 이태양도 13일 멕시코전서 3이닝 2실점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전 외에는 선발투수들이 클리닝 타임 이후 100%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기본적으로 오타니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선발투수가 없다는 결정적 약점이 있지만, 김 감독이 선발투수들에게 그리 큰 미련을 갖지 않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선발투수들이 3점 이상 내준 적도 없다. 실제 1선발 김광현도 일본전과 미국전 모두 그렇게 나쁜 내용은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흐름이 상대에 넘어갈 수 있는 상황서 한 템포 빨리 강판된 느낌이 강했다. 국제대회 지휘 경험이 풍부한 김 감독의 직감은 지금까지는 대성공으로 귀결됐다.
준결승전도 마찬가지. 이대은이 마운드에서 오래 버틸 가능성은 낮다. 이대은의 구위가 매우 좋다면 6~7이닝 버텨낼 수도 있다. 하지만, 국제대회는 버리는 경기가 없다. 더구나 준결승전이다. 이대은이 흔들릴 경우 1회에도 교체될 수 있다. 더구나 상대 마운드를 오타니가 지키기 때문에 초반 대등한 흐름을 위해서라도 김 감독이 이대은이 흔들리는 걸 그냥 지켜볼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핵심은 중간계투
결국 핵심은 중간계투진. 김 감독은 예선과 8강전서 절묘한 중간계투 운영을 선보여 대표팀을 준결승전에 올려놨다. 준결승전도 선발 이대은보다는 중간계투 운영이 훨씬 더 중요하다. 지금까지 마운드를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최적의 중간계투 조합을 꾸렸다. 일본과의 개막전 데이터까지 감안, 초정밀한 불펜 운영이 요구된다.
예선 5경기와 8강전까지 6경기를 돌아보면, 필승계투조는 이현승 정대현 더블 마무리, 차우찬 메인 셋업맨 시스템으로 돌아갔다. 여기에 왼손 정우람, 오른손 조상우 임창민 등이 양념으로 가세하는 형국. 준결승전은 김 감독의 믿음이 좀 더 높은 카드들이 집중 기용된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차우찬의 경우 멕시코전(3이닝)처럼 중간에서 2~3이닝 정도 소화할 가능성이 있다.
개막전 불펜운영 결과는 좋지 않았다. 차우찬 정우람 조무근이 일본타선에 나란히 1실점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실전을 거듭하면서 중간계투가 정립됐다. 더구나 일본 타선에 대한 약간의 데이터도 갖고 있다. 김 감독 특유의 불펜 운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오타니를 상대하는 타자들도 그만큼 힘을 더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일본과 막판까지 대등하게 싸워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대은(위), 이현승(가운데), 차우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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