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타니에게 2번 당했다. 그러나 일본 구원진에게 제대로 화풀이를 했다.
김인식호가 19일 2015 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서 일본에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7회까지 오타니 쇼헤이에게 완벽하게 눌렸지만, 9회 구원진을 상대로 극적으로 4점을 뽑아내면서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김인식호 타선은 노리모토, 마츠이, 마스이에게 5안타 1볼넷 4득점을 뽑아내는 반전 타격을 선보였다.
일단 오타니에겐 두 번 당했다. 한국타선은 8일 개막전서 오타니를 상대로 6이닝 동안 21타자가 단 2안타 2사사구를 뽑아냈고, 삼진을 10개 내줬다. 오타니는 잔여 조별리그와 8강전서 다시 등판하지 않았다. 오로지 이날 한국과의 준결승전만 기다리고 있었다.
열흘간 푹 쉰 오타니. 개막전 때보다 더 무서웠다. 한국 타선은 오타니의 볼을 한 번 상대해봤다는 이유로 자신감을 가졌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개막전보다 더 부진했다. 개막전서는 4회 1사에서 김현수가 첫 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준결승전서는 6회까지 노히트 굴욕을 당했다. 2회초 이대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것을 제외하고는 철저히 삼진 혹은 범타로 돌아섰다.
오타니는 150km 후반대의 싱싱한 직구에 포크볼을 스트라이크 잡는 것과 유인구로 나뉘어 구사했다. 한국 타자들은 오타니의 직구에 타이밍을 맞췄고, 1~2구부터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당겨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승부수를 펼쳤지만, 오타니-시마 배터리는 한국 타선을 농락했다. 특히 한국의 공격적인 타격을 철저히 역이용했다. 변화구와 컷패스트볼성 슬라이더를 섞어 한국 타자들의 머리 속을 복잡하게 했다. 3구 이내에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곧바로 공격적인 승부를 하기도 했고, 철저히 변화구로 승부하기도 했다. 결국 이닝이 거듭될수록 한국 타자들은 성급해졌다. 오타니의 변화구에 마구 방망이를 내밀었고, 점점 수렁으로 빠졌다.
한국의 첫 안타는 7회초에 나왔다. 선두타자 정근우가 볼카운트 1S서 2구를 공략했다. 약간 가운데로 몰렸고, 오타니의 실투였다. 그러나 이용규와 김현수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고, 이대호마저 마음이 급해진 나머지 바깥쪽 변화구에 크게 헛스윙 하며 끝려다닌 끝에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7회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경기는 사실상 끝나는 듯했다.
8회 구원투수 노리모토에게도 삼자범퇴로 눌렸다. 그러나 9회 대반전이 일어났다. 노리모토에게 대타 오재원, 대타 손아섭, 정근우의 연속안타로 1점을 추격했고, 이용규의 몸에 맞는 볼,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다시 1점을 추격, 1점 차가 됐다. 결국 이대호가 마스이에게 좌선상 결승 2루타를 날려 대반전을 완성했다.
한국타선은 오타니에게 무려 13이닝 동안 당했다. 그러나 일본 구원진에 화풀이하면서 가장 중요한 준결승전을 극적인 승리로 장식했다. 그야말로 대반전이었고, 그동안 일본에 눌렸던 체증이 확 풀리는 순간이었다. 이래서 야구가 짜릿하다. 한국야구가 단 1이닝만에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일본의 자존심을 짓눌렀다.
[이대호.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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