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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대리수상하겠다"라는 말이 최고로 많이 나온 시상식이었다. 그만큼 수상자들의 불참이 많았고, 참석한 다른 배우들과 감독, MC까지 모두 바빴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이 진행됐다. 신현준과 한고은의 사회로 진행된 영화제는 시작 하루전인 19일 오후부터 주연상 후보 9명이 줄줄이 불참 소식을 전하면서 초유의 사태로 빚어진 가운데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됐다.
▲ "일면식은 없지만 잘 전달하겠습니다"
'스물' 이병헌 감독은 신인감독상 후보에 올라 레드카펫을 밟았다. 하지만 이날 신인감독상은 '뷰티 인사이드' 백감독에 돌아갔다. 그럼에도 이병헌 감독은 무대에 올랐고 대리수상을 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병헌 감독은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노미네이트된 이병헌인데, 나한테 이런 짓을 시켰다. 일면식은 없지만 잘 전달하겠다"며 "영화 잘 봤다"고 백감독에게 때아닌 영상편지를 건넸다.
▲ "산체와 섬 촬영? 힘들지 않았어요"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이레는 함께 등장한 유해진에게 "섬에서 개와 촬영하느라 힘들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유해진은 "산체와 섬 촬영은 전혀 힘들지 않았다"라며 "삼촌이 '전우치'에서는 개도 하고 말도 하고 그랬는데 그때는 좀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전도연씨 정말 좋아해요, 결혼하셨나요?"
해외부문상을 수상한 순홍레이는 "대단히 감사하다. 어제 저녁부터 한국말을 연습했는데 올라오니 다 까먹었다"라며 "중국에서 1970년에 태어났고 작년에 결혼을 했다"고 자기 소개를 스스로 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한국 관객 분들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 배우가 아니라 일반 시청자로서 아주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 전도연 씨"라며 ""그 분이 혹시 결혼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기회가 혹시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 "조국에 와서 상을 받으니 말문이 막히네요"
감독 겸 제작자인 정창화 감독은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상했다. 정창화 감독은 시상자로 나선 임권택 감독을 언급, "임권택 감독은 여러분들이 알다시피 세계가 인정하는 훌륭한 감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임권택 감독으로부터 이 상을 받게 되니 굉장히 기쁘다. 조국에 와서 이 상을 타니 감동스럽고 말이 막힌다"라며 감격에 찬 모습을 보였다.
▲ "4대보험 대우받으며 촬영한 작품, 더욱 의미있네요"
'국제시장' CG팀(한태정, 손승현, 김대준, 김정수, 아키라카이)은 기술상을 수상했다. CG팀은 수상 소감에 "4대보험 등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촬영을 했다. 그래서 더욱 이 상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촬영 여건이 열악한 스태프들의 처우 속에, '국제시장'은 한국 영화계에서 의미있는 작품이 됐다.
▲ 대리수상도 의미심장 "제가 감히 만져볼 수 없는 상"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손현주(악의 연대기), 유아인(베테랑), 유아인(사도), 하정우(암살), 황정민(국제시장)이 올랐다. 4명의 후보가 모두 불참한 가운데 '국제시장' 황정민이 수상, 강하늘이 무대에 올라 대리수상을 했다.
강하늘은 "알고 있다. 감히 들어볼 수도 없는 상이고 만져볼 수도 없는 상"이라며 "촬영 때문에 못 오셨는데, 혹시나 이름이 호명이 되면 나가서 대신 받아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라고 하더라. 이 상은 내 손때 묻지 않게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 "프랑스 국민 여러분 힘내세요"
2부 오프닝 무대에 오른 뮤지컬 레미제라블 팀의 무대 이후, MC 신현준과 한고은은 최근 프랑스에서 불거진 테러 사태를 언급했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레미제라블의 무대는 시기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한고은은 "프랑스 국민 여러분, 힘내시길 바란다"라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 "불참한 배우들, 역지사지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윤제균 감독은 "'국제시장'을 만들 때 역지사지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정말 어렵게 참석해주신 배우 분들, 스태프 분들,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배우 분들과 스태프 분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이해를 했으면 좋겠다"라며 "화합의 중간다리 역할로서 영화계 전체가 화합의 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배우들의 대거 불참사태를 언급한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대리수상 불가·참가상·갑질 논란부터 김혜자 봉사상 수상 번복, 유료 투표 등으로 빈축을 샀다. 여기에 남녀주연상 후보는 물론 다른 부문 배우들 역시 대거 불참, 사상 초유의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 모습(맨위) 순홍레이 강하늘 이병헌 감독 한고은 신현준.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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