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장한다.
KBO가 21일 FA 신청자 명단 22명을 공시했다. FA 선수들은 22일부터 28일까지 전 소속구단과 우선협상을 갖는다. 이때 계약하지 못한 선수들은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전 소속팀을 제외한 타 구단들과 협상, 외부 FA로서의 권리를 누린다. 이 기간까지 계약하지 못한 선수들은 12월 6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1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한다. 단, 내년 1월 16일부터는 FA자격이 상실, 단년계약만 맺을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FA 시장의 관전포인트는 비상식적인 인플레이션이었다. 2011년 이택근이 4년 50억원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매년 최대어들이 역대 최고금액 계약을 경신해왔다. 결국 2014년 FA 시장에서 윤석민이 4년 90억원, 최정이 4년 86억원에 계약, 투수와 야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FA 19명이 총액 720억6000만원의 돈잔치를 벌였다.
▲김현수가 KBO리그에 잔류한다면
올 시즌 종료 기준으로 총 24명이 FA 자격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KBO의 21일 발표에 따르면 은퇴를 선언한 박진만과 장성호를 제외한 22명이 FA 신청서를 접수했다. 대어급으로 분류된 선수들은 대부분 FA 권리를 행사할 뜻을 밝혔다. 구단들은 전력보강을 위해 FA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선다. 타 구단의 배팅을 의식, 조금이라도 많은 금액을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이 심화됐다.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는 단연 김현수다. 김현수는 3000타석 기준으로 통산타율 0.318, 역대 4위를 자랑하는 교타자. 아직 만 27세로 매우 젊다. 그리고 최근 2시즌 동안 장타율이 급성장했다. 통산 장타율이 0.488인데, 올 시즌에는 0.541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당연히 FA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카드.
그런데 김현수가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뛸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김현수는 이미 에이전트를 선임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도 김현수를 이미 꼼꼼히 체크했다. 그는 현재 프리미어12 김인식호에 탑승한 상황. 자세한 거취는 대회 종료 후 밝히겠다고 했다.
만약, 김현수가 국내 잔류를 선택한다면 사상 최초 100억원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평가. 일단 전 소속팀 두산이 김현수에게 융숭한 대접을 할 것이다. 혹시 김현수가 외부 FA 시장으로 나오면 몸값은 더더욱 폭등할 것이 분명하다. (많은 야구관계자는 김현수가 국내에 남는다면 전 소속팀 두산이 엄청난 규모로 붙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박용만 회장, 박정원 구단주 등 수뇌부들의 김현수 계약 의지가 분명하다.) 그럴 경우 FA 시장의 인플레이션은 심화된다고 봐야 한다.
▲김현수가 떠난다면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다면 어떻게 될까. 국내 FA 시장에도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게 자명하다. 최대어가 FA 시장에서 사실상 빠지면서 전체적인 인플레이션 현상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변수는 많다)
현실적으로 윤석민과 최정, 84억원의 장원준 계약 규모를 넘어설 수 있는 선수가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삼성 이승엽 박석민, 넥센 유한준, 한화 김태균, SK 정우람 등은 충분히 8~90억원(혹은 그 이상) 돌파 가능성이 있다. 삼성맨이라는 상징성이 큰 이승엽, 보상규모가 부담스러운 김태균 등 일부 대어들이 전 소속구단에 일찌감치 잔류한다면, 외부 FA 시장 규모가 의외로 급격히 줄어들 수도 있다.
한 관계자는 "FA 시장 뚜껑이 열리기 전에는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사견임을 밝히며 "김현수 외에는 100억원을 넘을만한 실력과 내구성을 갖춘 선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만약 외부 FA 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지면 100억원대 계약을 맺는 선수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김현수가 두산과 대형계약을 맺거나 외부 FA 시장에 나오면 전체적으로 다른 대어들의 몸값도 껑충 뛰게 돼 있다. 그게 최근 몇 년간의 분위기였다"라고 했다.
결국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 남은 대어들은 지난해 최대어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김현수가 혹시 국내에서 대형계약을 맺을 경우 자극을 받은 다른 팀들이 경쟁적으로 FA 시장에 접근, 남은 대어들의 몸값도 자연스럽게 폭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구단들이 김현수를 비롯한 FA 최대어들을 내부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에 따라 전체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 완화될 수도, 심화될 수도 있다. 실제 이 관계자는 "구단들은 김현수의 거취를 떠나서 FA의 내구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무리하게 투자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20년 가까이 FA 시장을 경험하면서 얻은 교훈도 분명히 있다"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장가격이 형성될 것이고, FA 부익부빈익빈도 어김없이 드러날 것이다.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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