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윤욱재 기자]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는 일본 심판이 등장했고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는 미국 심판이 그라운드에 나왔다.
이 무슨 해괴한 상황인가. 그러나 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한국의 우승은 더 통쾌하고 짜릿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2015 프리미어 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0으로 승리, 초대 챔피언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경기 전부터 한국 대표팀을 의아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바로 미국인 심판 폴 길이 3루심으로 배정된 것이다.
이에 KBO는 이 대회를 주최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에 항의를 했다.
하지만 WBSC는 "4강전부터 책임심판제를 운영하고 있어 메이저리그 심판이 1명 들어가야 한다"라면서 "판정이 빈번한 1,2루가 아닌 3루로 배정했다"라고 변명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심판이기에 자부심이 있으니 불리한 판정이 있을 수가 없다. 걱정하지 마라"고 KBO를 설득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이날 경기에서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오심은 없었다. 한국이 일찌감치 경기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오심이 일어날 빌미 조차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회초 박병호의 3점포가 터졌을 때 한국은 이미 7-0으로 달아난 뒤였다.
한국이 월등한 경기력을 보였기에 망정이지 자국 심판의 '애국심'이 발동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미 한국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일본인 심판이 좌선심으로 나서는 장면을 봤는데 이런 상황이 결승전까지 이어질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대회는 미숙한 운영으로 끝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말았다. 한국의 우승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더 나은 대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임이 틀림 없다.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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