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이주화가 연극 '챠이카'(연출 전훈)에서 당대 최고의 여우 '아르까지나'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챠이카'의 챠이카는 러시아어로 갈매기를 뜻한다. 이주화는 아르까지나에 대해 "여자 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꼭 욕심을 낼만한 인물"이라고 했다. 아르까지나 역할은 지금껏 송옥숙, 양미경, 서이숙 등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열연했고,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새로운 아르까지나로 변신한 이주화는 "배우가 배우 역할을 하는게 어쩌면 잘 할 것 같지만 가장 어렵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아르까지나는 최고의 여배우를 위해 수많은 사랑, 경쟁, 이별, 시기의 관문을 거쳐 간다. 이주화는 "아르까지나는 꽃 중에서도 붉은 장미같은 역할이다. 너무 젊어서도, 나이 들어서도 못하는 역할인데, 적절한 시기에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안톤 체홉은 근대단편 소설과 희극의 거장으로 깊은 통찰력으로 삶을 반추했다. 현대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이며 기분극의 창시자로 현대 연극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갈매기, 세자매, 벚꽃동산, 바냐 아저씨가 4대 작품으로 꼽힌다.
갈매기는 아르까지나와 연인 뜨리고린, 그리고 아르까지나의 아들 코스챠와 배우지망생 니나 등 4명이 치정으로 복잡하게 얽히는 연극이다. 인간 본연의 욕망과 탐욕이 탄탄한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들에 의해 관객의 감정선을 흔든다.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실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인간 감정에 충실하면서도 표리부동한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이 깔려있다.
이주화는 "사람이 만나 사랑하고 아파하고 헤어지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건 안톱 체홉이 살았던 러시아뿐 아니라 시대와 장소, 공간을 초월한다. 인간의 아픔은 관객이 처한 상황에 따라 와 닿는 깊이가 다를 것이다"라며 관객을 초청했다.
KBS 공채 15기 출신으로 20년 연기경력을 자랑하는 이주화는 최근 '맨프럼어스(Man from Earth)' 공연에 이어 잇따라 연극무대에 올라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연극 '챠이카'에서는 배우 조경숙과 더블로 출연한다. 연극 '챠이카'는 안톤체홉 클래식 씨어터(대학로 눈빛극장) 개관 기념으로 오는 12월 31일까지 공연된다.
[배우 이주화. 사진 = '챠이카'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