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여자프로농구 외국인 테크니션들이 맞붙었다.
23일 인천 도원체육관. 신한은행과 KDB생명의 2라운드 맞대결. 신한은행 외국선수 모니크 커리와 KDB생명 외국선수 플레넷 피어슨이 맞붙었다. 두 사람은 WKBL을 대표하는 외국인 테크니션이다. 커리는 3년 연속 WKBL에서 뛰고 있고, 플레넷은 WKBL은 처음이지만, WNBA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포워드.
11일 구리에서 열렸던 1라운드 맞대결서는 KDB생명이 이겼다. 당시 플레넷은 23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팀은 졌지만, 커리도 경기 막판 원맨쇼를 벌이며 29점 9리바운드 4스틸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1대1 테크닉이 빼어나다. 수비수 1명은 손쉽게 제친다. 더블팀이 들어오면 빈 공간으로 빼주는 능력도 있다. 패스 능력이 A급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능력은 있다는 게 농구관계자들의 설명. 커리에 비해 플레넷이 외곽슛은 더 빼어난 편이다. 반면 커리는 순간 스피드와 돌파력이 만만찮다.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극도의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기본적으로 스크린이 원활하지 않았고, 패스가 적재적소에 들어가지 않았다. 자연히 좋은 슛 찬스를 만들 수 없었다. 그런 상황서 커리와 플레넷이 팀 중심을 잡았다. 커리는 하은주와 많은 시간 뛰는데, 스크린에 상대가 스위치하면 골밑에 픽하는 하은주에게 내주는 패스가 좋다. 하은주의 입맛에 맞는 랍패스 능력도 있었다. 커리는 상대 스위치 과정에서도 미스매치를 활용, 점수를 쌓았다.
플레넷도 노련했다. 187cm의 작지 않은 신장임에도 부드러운 슈팅 테크닉을 갖고 있다. 활동범위가 넓었다. 힘 있는 신정자가 자신을 맡자 여유있게 대처했다. 돌파와 슛을 자유자재로 선택, 신한은행 수비를 유린했고, 더블 팀에는 패스를 내줬다. 자신이 해결해야 할 타이밍과 그렇지 않은 타이밍도 기가 막히게 포착했다. 신한은행이 2쿼터 초반 2-3 매치업을 들고 나오자 하이포스트를 장악, 자연스럽게 수비를 해체했다. 후반 초반 조은주의 패스를 받아 골밑 득점도 만들었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경기 막판 치열했다. 3쿼터 종료 1분6초전 커리가 플레넷을 상대로 1대1을 감행, 파울을 얻어냈다. KDB생명의 강력한 풀코트 트랩 수비와 맨투맨에 볼 흐름이 좋지 않자 해결사로 나선 것. 그러나 플레넷은 영리했다. 자신에게 붙는 수비를 활용, 몇 차례 동료에게 질 좋은 패스를 제공하며 팀에 공헌했다. 4쿼터 50초에 좌중간에서 우측 사이드에 비어있는 조은주에게 내준 빨랫줄 패스도 인상적이었다.(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커리는 4쿼터 초반 다시 힘을 냈다. 개인기로 KDB생명 수비망을 힘겹게 찢었다. 수비에선 블로커로서의 능력도 보여줬다. 커리는 강력한 1대1 돌파로 숱한 파울을 이끌어냈으나 자유투가 부정확했다. 반면 플레넷은 골밑으로 잘라 들어가는 한채진에게 정확히 연결, 득점을 이끌었다. 경기종료 3분여 전에는 하은주를 숄더 페이크로 제치고 중거리슛을 꽂기도 했다.
경기는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후반전을 잘 풀었던 KDB생명이 경기 막판 연이어 턴오버를 범했고, 그 사이 커리와 하은주의 득점, 김규희의 자유투가 나오며 신한은행이 승부를 갈랐다. 승부는 힘겹게 갈렸지만, 두 테크니션은 사실상 무승부를 거뒀다. 커리는 22점 13리바운드, 플레넷은 23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졸전 속에서 그나마 두 테크니션을 감상한 게 수확이었다.
[플레넷과 커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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