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우리가 보는 무대 위 열정은 상상 이상이다. 브라운관 및 스크린에서도 아티스트의 열정은 전해지지만 카메라를 거치지 않고 무대 위에서 바로 전해지는 날것의 열정은 그 현장에 있는 것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
다양한 매체가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무대가 사라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대 위 열정을 기억하는 아티스트와 그들의 무대에 감동 받는 관객들의 소통과 공감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마이데일리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무대 위 뜨거운 열정을 살펴봤다.
최근 영화 및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 받는 배우들 대부분의 뿌리는 무대에 있다.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무대에서 탄탄한 기본을 쌓아온 것. 때문에 이들은 다른 분야에 진출해 인기를 얻고난 뒤에도 본업인 무대를 버리지 않고, 꾸준히 그 열정을 뽐내고 있다.
대표적인 배우가 조승우다. 조승우는 1999년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했지만 뮤지컬 활동에 더욱 주력했다. '지킬 앤 하이드', '렌트', '맨 오브 라만차', '닥터 지바고', '조로', '헤드윅', '베르테르'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막강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영화는 물론 최근에는 드라마까지 진출했지만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뮤지컬 무대에서 뮤지컬배우로서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황정민은 데뷔부터 뮤지컬이다.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황정민은 '쌍천만배우'가 될 정도로 쉴 틈 없이 영화 활동을 이어갔지만 무대를 저버리지않았다. 지난 2012년 뮤지컬 '어쌔신' 이후 잠시 연극 및 뮤지컬 활동에 휴식기를 가졌지만 올해 12월 연말 공연 중 유일한 초연작 뮤지컬 '오케피'를 통해 무대 복귀를 알렸다. 영화 만큼이나 무대에 대한 열정도 큰 그는 '오케피' 연출까지 맡아 열정을 드러냈다.
유준상은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다작을 하는 배우. 영화 및 드라마는 물론 뮤지컬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음악 활동까지 시작해 그야말로 만능엔터테이너의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유준상은 영화 및 드라마 홍보를 할 때도 작품에 해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뮤지컬 홍보까지 열심히 하고 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과 넘치는 에너지가 무대에서도 그대로 전해진다.
1995년 뮤지컬 '리챠드3세'로 데뷔한 엄기준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뮤지컬배우로 남다른 인기를 자랑하는 배우. 영화 및 드라마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 인기 많은 한류 뮤지컬에 다수 출연하며 해외 팬들 마음까지 사로 잡았다. 무대가 뿌리인 만큼 무대 위 활동을 쉬지 않는 배우다.
2001년 뮤지컬 '더 플레이'로 데뷔한 박건형은 드라마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대중에게 익숙한 배우. 그럼에도 연극과 뮤지컬 등 장르를 불문하며 활약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무대에 더욱 집중하며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 '디셈버', '헤드윅', 연극 '택시 드리벌' 등에 연이어 출연했다. 차기작 역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다.
오만석 역시 묵묵히 무대를 지키는 배우 중 하나. 1999년 연극 '파우스트'로 데뷔한 그는 이후 브라운관에 진출해 인기를 얻은 뒤에도 무대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연기는 물론 연출까지 도맡았고, 매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로 관객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케이블채널 tvN '택시' 진행으로 매주 시청자들을 만나는 동시에 꾸준히 작품을 올리며 관객들과도 직접 마주하고 있다.
이들에게 힘을 주는 원로 배우들도 있다. 이순재, 김혜자, 신구, 손숙, 나문희가 대표적. 이순재는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면서도 관객층을 넓히는 연극 무대에 계속해서 오르며 남다른 열정을 자랑해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만 80세의 나이에도 두시간이 넘는 연극 무대에서 열정을 내뿜고 있다.
만 79세 신구는 연극 무대에서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배우. 앞서 이순재와 함께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로 젊은층의 사랑까지 사로 잡은 그는 남다른 체력으로 종횡무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남들 다 하는 것"이라고 쿨하게 답하며 무대 활동이 기본일 뿐 특별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김혜자는 '국민 엄마' 수식어에 걸맞게 대중에게 브라운관을 통해 친숙한 이미지를 전하는 동시에 무대에서도 특유의 따뜻함을 전한다. 그는 연극의 매력에 대해 "연극의 매력은 공연 끝나는 날까지 어제 몰랐던걸 오늘 알게 되는 게 공부하는 것 같다는 것"이라며 "교과서 공부는 하기 싫은데 이건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하고 있으면 '관객에게 미안하다. 오늘 이거 알았는데'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그게 매력이라 (연극을) 한다"고 고백했다.
나문희 또한 드라마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며 무대 활동도 이어가는 배우. 드라마 촬영과 연극 연습 및 공연을 병행하면서도 순수한 배우 그 자체의 숨결을 전하고 있는 배우다. 그는 앞서 "정말 살아있을 때까지 연극을 하고 싶다"며 무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새롭게 도전하는 이들도 있다. 대중에게는 무대 밖 모습이 더 익숙했던 배우들이 무대로 몰려들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유연석이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로 뮤지컬에 도전했고, 조재윤 역시 '벽을 뚫는 남자'를 통해 뮤지컬 새내기가 됐다. 심형탁은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통해 연극에 처음 도전한다.
사실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소 두달간의 연습이 필요하고, 한 작품을 위해 다수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달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보자면 어쩌면 다른 분야보다 느린 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대가 뿌리인 배우들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무대의 소중함을 알고 그 안에서의 열정을 느낄 줄 안다. 관객과의 소통과 교감의 쾌감을 알기 때문에 무대를 떠나지 않는다. 꾸준히 무대를 지키는 배우들 덕에 관객 역시 즐겁다.
[.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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