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상 참 잘주죠? 센스있는 ★들의 '말말말' [36th 청룡영화상]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올해 '국제시장', '사도', '베테랑', '암살' 등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한국영화들이 쏟아진 만큼, 많은 배우들 또한 관객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영화제의 별들인 배우들은 화려한 연기만큼이나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의 사회로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 김혜수 "여신? 요즘에 여신 워낙 많아"

유준상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우아하게 등장한 김혜수는 "정말 아름다우시다. 여신같다"라는 말에 "요즘 여신이 워낙 많아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여신이라는 호칭은 들을 때마다 익숙치 않다. 그런데 유준상씨에게 들으니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 유아인 "이런걸 시키니 정말 '어이가 없네'요"

이날 신인남우상 시상자로 오른 문정희는 유아인에게 "'사도'에서는 뒤주에서 고생을 하고 '베테랑'에서는 망나니 재벌3세였다. 어떤 게 더 좋았냐"고 물었다. 유아인은 "아무래도 돈을 막 쓰는게"라며 "두 작품 모두 좋았다. 뜻깊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아인은 "'카트' 잘 봤다"라며 문정희 출연작을 말하자, 문정희는 "극장에서 봤냐"라고 물었다. 이에 유아인은 "요즘에는 집에서 봐도 잘 나오더라"라고 말했고 문정희는 "어이가 없네"라며 유아인의 대사를 패러디했다. 이에 유아인은 "이런 것을 시키시니까 어이가 없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최우식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최우식입니다"

쟁쟁한 후보들 가운데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최우식은 얼떨떨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고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최우식입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와, 사실 정말 만약에 내가 수상을 하게 되면 무슨 말을 할까 생각을 했는데 다 까먹어버렸다. 죄송하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또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카메라 앞에 서기 전까지 스스로 하는게 아무것도 없다. 나보다 더 고생하시는 스태프 형님들과 감독님, 정말 감사하다"라며 "첫 주연작품인 '거인'으로 큰 사랑주셔서 감사하다. 항상 노력하는 배우되겠다"고 신인다운 소감을 밝혔다.

▲ '신인상' 이유영 "7년 전에는 헤어스태프였는데"

신인여우상에는 '간신'의 이유영에게 돌아갔다. 그는 "저번주(대종상영화제)에 '봄'으로 상을 받았는데 이렇게 또 상을 받게 됐다. 못받을 줄 알고 수상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영은 "내가 7년 전에는 헤어 스태프 일을 했었는데 생업을 포기하고 연기자가 되고 싶어서, 힘든 시간이지만 즐기려고 노력했다. 좋은 시작을 할 수 있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 조진웅 "하정우와 남남케미? 이젠 지겨워"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조진웅은 "늦었지만 지난해 남우조연상 축하한다"는 이시영의 말에, "그렇다. 많이 늦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남케미를 말하는 이시영에 "하정우와 파트너는 이제 지겹다. 이번에는 남녀케미로 관객 분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진웅은 하정우와 '암살', '아가씨' 등 호흡을 맞추고 있다.

▲ 오달수, 남우조연상에 "부축 받아야할 것 같아"

'천만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오달수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너무 떨린다. 조진웅의 부축을 받아야할 것 같다"라며 "고생을 같이한 스태프들 진심으로 감사하다. 촬영장에서 친구로 있어준 황정민씨도 정말 고맙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전혜진 "여보(이선균), 나 오늘 좀 늦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전혜진은 "난 20대 초반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내게는 여배우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고민하면서 해왔다"라며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사도'를 찍으면서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감사히 여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좀 즐길 것 같다"며 "여보 미안해, 오늘 좀 늦을 것 같아. 이선균 고마워"라고 남편 이선균에게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 유아인 "매순간 다그치는 배우되겠다"

'사도'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유아인은 "이런 무대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서 긴장을 많이 했다. 오늘도 청심환을 먹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이 내 것이라는 생각이 안드는 것 같다. '사도'로, '베테랑'으로 올해 많은 관객 분들이 사랑을 주신 덕에 이 자리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매순간 부끄러워하는 일로 다그치고 성장하는 인간이 되도록 하겠다. 모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 이정현 "작은 영화라 생각도 못했는데…"

이정현은 여우주연상에 호명, 눈물을 흘리며 트로피를 받았다. 그는 "너무 쟁쟁한 선배님들이 함께 노미네이트돼서 수상 생각도 못했다. 너무 작은 영화라"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꽃잎' 이후 정말 오랜만에 영화제에 와서, 재미있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좋은 영화를 소개해주신 박찬욱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 이를 기회로 많은 다양성 영화들이 만들어져서 한국영화가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라며 의미있는 소감을 전했다.

▲ '암살' 최동훈 감독, 최우수작품상에 "출세했다"

최동훈 감독은 최우수작품상 수상에, "버스도 안 다니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을 받다니, 정말 출세했다. 이 영화는 힘들지만 용기있게 사셨던 분들에게 감동을 받아서 만든 영화"라며 "'암살'을 사랑해주신 여러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 김혜수 "청룡영화상이 참 상을 잘 주죠?"

22년간 '청룡의 여신'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MC 김혜수는 '암살'이 최우수작품상으로 호명되자 "난 청룡영화상이 정말 좋다"라며 "참 상을 잘 주죠?"라고 말했다. 이는 한 작품에 몰아주기가 아닌, 청룡 특유의 독립영화 재조명과 많은 작품들에 나눠주는 수상 방식을 언급한 것이었다.

한편 올해 청룡영화상은 올 한해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은 총 21편의 한국영화가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이들 중 '암살'이 11개 부문에서 12개 후보에 오르며 최다 노미네이트 됐으며 '베테랑'이 10개 부문, '사도'가 9개 부문 10개 후보, '국제시장'이 총 8개 부문에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혜수 유준상 이정현 이유영 유아인 안수현대표 최동훈감독 전혜진(왼쪽 위부터) 조진웅.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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