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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베이징 이용욱 특파원] 일본의 원로 여배우 하라 세츠코가 세상을 떠났다.
하라 세츠코(Setsuko Hara)가 이미 지난 9월 5일 폐렴으로 일본 카나가와 현의 한 병원에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일본 현지 매체로 전해졌다고 시나 연예 등 중국 매체가 지난 26일 보도했다. 향년 95세.
그녀는 1920년 생으로 본명은 아이다 마사에(Masae Aida)였으며 지난 1940년 대 군국주의 일본 침략기 만주 영화에도 출연했던 배우. 지난 1963년 일본에서 은막을 떠난 일본 초창기 배우 중 하나였다.
그녀의 죽음에 중국 매체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러한 민감한 배경 외에도, 그녀의 출연작 '도쿄 이야기'(Tokyo Story, 1953)가 유교 문화의 환기를 중국 80년대 이후 관객들에게 일으켜주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히라 세츠코는 시댁 부모를 사심없이 보살피는 두 번째 며느리로 출연했으며 중국에서 공산화 이후 소실된 유교 문화를 환기하면서 영화팬들이 당시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한다.
그녀는 또한 '늦은 봄'(late spring, 1949)이라는 유사한 영화로도 중국 영화팬들을 찾아갔으며 이 영화에서는 모친을 일찍 여의고 홀로 사는 부친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첫째 딸로 출연했다. 그녀는 영화에서 나이 서른이 다 되어서도 결혼을 미룬 채 홀로 지내는 부친을 보살피는 효녀를 연기했으며 역시 유교적 문화를 다룬 영화였다.
중국에서는 지난 1980년대 이전에는 일본 문화를 비롯한 동양 문화가 완전히 금지, 폐기됐다가 지난 1980년대 이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에 나서면서야 차츰 다시 유입되면서 잃어버린 문화를 중국인들에게 다시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러다가 일본과 달리 문화적 충돌이 보다 적은 한국 한류가 1990년대 후반 들어서는 크게 영향을 대륙에 끼치기 시작했다.
[도쿄 영화관에 마련된 하라 세츠코 추모 공간. 사진 = AFPBBNEWS]
강지윤 기자 lepom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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