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영화 및 드라마에서 날고 뛰는 조승우가 무대에선 멜로로 애절한 감성을 전한다.
조승우는 현재 뮤지컬 '베르테르'에서 베르테르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고전 원작을 무대로 옮긴 창작뮤지컬. 극중 조승우는 베르테르의 순수하면서도 뜨거운 열망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조승우의 대중적인 이미지는 다소 강한 편이다. 무대에서도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펼치기는 하지만 영화 및 드라마에서 다소 강한 캐릭터를 맡아 열연했기 때문. 또 특유의 솔직한 화법은 그의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특히 최근 영화 '내부자들'에서는 성공, 출세를 위해 거래하는 무족보 검사 우장훈 역으로 출연해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과 대립하는 검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는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검사 캐릭터와 달리, 우직하면서도 아웃사이더 기질로 밀어붙이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앞서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도 '초절정 양아치'라고 불리는 흥신소 사장 기동찬 역을 맡아 다소 거친 모습을 보였다. 법이나 정의와는 담쌓고 산지 오래고, 돈만 보면 바로 덤벼드는 돈 독 오른 사나이였다.
때문에 브라운관 및 스크린에서 조승우를 지켜본 대중은 그의 강한 모습이 더 강렬하게 박힐 수밖에 없었다. 다수의 대표작 중에서도 유독 날고 뛰는 강렬한 모습이 대중에게 더 확실히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 '베르테르' 무대에서는 다르다. 2002년 이후 13년만에 베르테르로 돌아온 만큼 한층 성숙해진 감성을 연기한다. 세월이 흐른 만큼 그의 내면은 더욱 깊어졌다. 경험이 쌓이고 노련함을 지닌 것. 그러나 그 안에서 나오는 섬세함은 곧 베르테르의 순수함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한다.
탁월한 연기력을 지닌 만큼 조승우는 무대 위 존재감만으로도 무대를 묵직하게 만든다. 다소 단순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 그의 감성에 집중할 수 있다. 롯데를 사랑하는 마음 그 자체를 조승우만의 섬세함으로 표현해내는 것이다.
조승우는 사랑에 빠진 베르테르의 벅찬 마음을 순수하게 표현한다. 소년과 같은 모습에서 조승우의 섬세함이 빛난다. 이후 사랑에 상처 입고 급격하게 침울해지고 흔들리는 베르테르의 모습 역시 조승우의 디테일한 연기로 인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정인이 있는 여자를 사랑하는 베르테르의 마음이 이해가는 것 역시 그의 감정 자체를 이해할 수 있는 연기 때문이다.
조승우와 함께 돌아온 '베르테르' 자체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실내악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풍성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 정민선 작곡가의 멜로디를 가지고 만들어내는 구소영 음악감독의 서정적인 음악과 조광화 연출의 연출은 극 자체의 분위기를 더 효과적으로 살려낸다. 동시에 베르테르를 비롯 주요 인물들의 감성까지 더 깊게 전한다. 음악과 함께 연출가 겸 극작가 고선웅의 극본이 감성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시간 155분. 오는 2016년 1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문의 02-1544-1555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이미지. 사진 = ]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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