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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이상하리 만큼 저평가 되던 배우 지현우였지만 결국 그도 편견의 벽을 뚫고 나왔다. 어디서든 삐져나오는 송곳 같은 남자 이수인을 연기하면서였다.
JTBC 주말드라마 '송곳'(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이 29일 밤 방송된 12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험난했던 투쟁 끝에 푸르미 마트 직원들은 고용을 보장 받았지만, 그 결과 이수인은 마트를 떠나게 됐다. 아쉬움이 남는 절반의 승리였다.
'송곳'의 12회가 방송되는 동안 지현우는 '인생작'을 만났다는 호평, 용감한 작품 선택을 향한 박수, 원작과의 싱크로율 등 수없이 많은 찬사를 받았다. 지현우의 역량이 빛난 것은 이수인에게 큰 시련과 약간의 희소식이 끝없이 반복된 마지막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1회 말미 극한의 상황 속에서 욕설을 내뱉는 등 극렬한 감정변화를 보이던 이수인은 12회에서 구고신(안내상) 대신 맞이한 새로운 노무사와 파업의 방향을 놓고 갈등을 벌였다. 갈등 끝에 이수인은 노조위원장이 됐고, 그 결과 기존 노조지도부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이 이수인의 곁을 떠나갔다. 이수인이 짊어진 짐은 한층 무거워졌다.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이수인도 노사분규가 격렬해져가며 조금씩 격한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현우 연기력의 백미는 바로 이 부분이었다. 그는 1회부터 12회까지 서서히 고조되는 이수인의 감정을 표현해냈다. 급격한 변화가 아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은 한층 더 깊이 이수인의 내면을 공감할 수 있었다.
사교성이라고는 없지만 그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남자 이수인은 지현우라는 배우를 만나 웹툰 속 무채색 캐릭터에서 색깔을 가진 우리 세상 속 인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한 배우가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으로 쏟아낸, 그래서 시청자의 머릿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역할을 일컬어 '인생작품', '인생캐릭터'라고 부른다. 지현우에게 '송곳'의 이수인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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