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결과는 슬펐다. 포스팅에 참가한 팀이 단 한 팀도 없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야구를 한 날보다 할 날이 더 많이 남아 있다.
손아섭에 이어 황재균(이상 롯데 자이언츠)도 고배를 마셨다. KBO는 5일 오전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황재균의 포스팅 결과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없음을 통보받고, 이를 롯데 구단에 전달했다.
앞서 포스팅에 참가한 손아섭과 같은 결과를 받아든 황재균이다. KBO는 지난달 24일 손아섭 포스팅에 참가한 구단이 없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표현이 가혹하긴 하지만 '백투백 무응찰'의 고배를 마신 것. 공교롭게도 둘 다 4주 기초군사훈련 기간에 훈련소에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손아섭은 올 시즌 116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7리(445타수 141안타) 13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853경기 타율 3할 2푼 3리 79홈런 413타점으로 출루율 3할 9푼 8리. 황재균의 통산 성적은 1057경기 타율 2할 8푼(3663타수 1024안타) 88홈런 481타점 출루율 3할 4푼 3리. 올 시즌에는 전 경기인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 9푼 26홈런 9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둘 다 리그 정상급 외야수, 3루수다.
롯데는 올해 정규시즌이 끝나고 손아섭과 황재균이 동시에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KBO 규약 때문에 둘 중 한 명을 골라야 하는 것도 문제였다. KBO 규약 104조 1항에 따르면 구단은 KBO에 현역선수로 등록한 뒤 KBO에서 정규시즌 7시즌 이상 뛴 선수에 대해 총재에 사전 승인을 얻어 해외 구단에 해당 선수와의 계약을 양도할 수 있다. 104조 2항에서는 '제1항에 따라 해외 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한 명으로 한다'고 나와 있다.
면밀한 논의를 거쳤다. 최근 5년간 개인 성적과 팀 기여도의 척도인 연봉, 대표팀 발탁 및 언론의 시각에서 판단하는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손아섭을 우선 선정했다. 그리고 "손아섭이 포스팅에 실패하면 곧바로 황재균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런데 둘 다 포스팅에 실패해 내년 시즌 롯데에 남아야 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처지다.
일단 구단은 손아섭과 황재균을 따뜻하게 안아줘야 한다. 선수들의 좌절감을 최소화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취임식 당시 "만약 포스팅에 실패하고 돌아오더라도 절대 박탈감을 느끼거나 좌절하지 말라"고 둘에게 조언했다.
손아섭과 황재균 둘 다 명실상부 롯데의 슈퍼스타이자 각 포지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다. 내년 시즌 맹활약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면 언제 기회가 또 올지 모른다. 지금 당장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다. 실패는 성장의 밑거름이고, 어제의 상처는 오늘의 기쁨으로 발전한다.
[손아섭, 황재균(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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