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수습기자] 무관에도 유희관은 웃는다.
유희관은 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5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카스포인트 2919점으로 투수 부문 TOP3에 김광현(SK), 양현종(KIA)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지난 최동원상에 이은 유희관의 두 번째이자 사실상 올해 마지막 수상이 될 전망이다.
유희관의 올 시즌은 남달랐다. 그는 30경기서 189⅔이닝을 소화하며 18승 5패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 명실상부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승률 2위, 다승 2위로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끝이 좋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부터 시작된 부진이 문제였다. 정규리그 마지막 4경기에서 27피안타 5피홈런 23실점하며 크게 흔들렸다. 포스트시즌서도 준플레이오프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4볼넷 3탈삼진 3실점, 플레이오프 2⅓이닝 6피안타 1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졌다. 한국시리즈 5차전서 6이닝 2실점으로 팀의 우승을 확정 짓는 호투를 펼친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이러한 부진은 국가대표팀 승선 실패로 이어졌다. 리그 최고의 토종 좌완으로 한 시즌을 보냈지만 2015 프리미어12 엔트리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뒤로 했다.
그러나 토종투수 최다승을 기록한 유희관에게 이번 시상식 시즌은 가혹했다. 일구상,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 은퇴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투수상 등에서 평균자책점 1위 양현종과 탈삼진 1위 차우찬에게 밀리며 무관의 설움을 겪었다. 리그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18승은 선발투수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걸 의미한다. 류현진(LA 다저스)은 지난 2006년 한화 시절 18승으로 신인왕, MVP를 모두 차지했고 그 밖에 구대성, 송진우, 정민철, 이강철 등 KBO리그 대표 투수들이 18승의 대업을 이룬 바 있다. 올 시즌 유희관의 18승은 그 어떤 투수의 18승보다도 평가절하 되고 있다.
하지만 유희관은 그럼에도 웃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뒤 공약을 이행하고자 과감하게 상의를 탈의하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지난 6일 제4회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는 에릭 테임즈(NC) 코스프레 및 3루 도루, 재치 있는 중견수 수비로 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인기상을 받았다.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도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하며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상을 받기 위해 야구를 하는 선수는 없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나왔음에도 그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게 사람 심리다. 하지만 유희관은 더욱 웃었다. 18승을 가능하게 해준 팬들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 유희관의 품격이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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