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기회를 주신 김성근 감독님께 죄송하다. 기회 있을 때 잘했어야 하는데…"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재미있는 투수"라고 언급해 화제를 모았던 박한길이 이제는 한화가 아닌 롯데에서 도약을 노린다. 롯데도 187cm 95kg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 우완 강속구 투수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롯데는 9일 FA 심수창의 한화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박한길을 지명했다. 2년간 정든 한화를 떠나 롯데에 새 둥지를 튼다. 롯데 구단 측은 "박한길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미래 마운드 전력 구축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한길은 올 시즌 1군 10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56의 성적을 남겼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19경기 3승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72.
9일 밤 박한길과 연락이 닿았다.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다른 팀에 간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연 그는 "팀은 물론이고 특히 대전이라는 도시에 정이 많이 들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언제나 씩씩하던 박한길도 정든 팀을 떠나는 부분에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구위는 훌륭했지만 제구가 문제였다. 1군에서 삼진 9개를 잡아냈지만 볼넷도 12개 내줬다. 퓨처스 무대에서도 삼진 68개를 솎아냈지만 반대급부로 사사구도 59개 허용했다. 일단 직구 제구가 되면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도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박한길이 가장 아쉬워한 부분도 바로 제구력이다.
"처음 퓨처스리그에서 던질 때는 제구도 괜찮았다. 그때 (김성근) 감독님께서 봐주신 것 같다. 그런데 1군 올라와서 제대로 못 했던 것이 아쉽다. 앞으로도 제구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준비할 것이다."
김 감독은 올해 초부터 "퓨처스리그에 150km 던지는 재미있는 투수가 있다"며 박한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빠른 공을 지닌 젊은 투수를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김 감독은 박한길의 불펜피칭을 직접 관찰하며 흥미로워했다. 박한길에겐 엄청난 동기부여였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크다. 그는 "많은 기회를 주셨던 김성근 감독님께 죄송하다. 기회가 있을 때 잘했어야 한다. 보호선수 명단에 들어갔으면 이적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아쉬워할 때가 아니다. 롯데에서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트레이드나 2차 드래프트, FA를 통해 이적한 선수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어디서 야구하든 똑같다." 박한길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아프지 않고 잘하자는 생각뿐"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다른 것 없다. 아프지 말고 잘하자는 생각뿐이다. 롯데에서 기대하고 뽑아주셨으니 보답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잘하겠다."
[박한길.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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