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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이승록 기자] "세월이 지나면 결국 가슴 속에 남는 드라마입니다."
배우 박영규가 MBC 주말드라마 '엄마'를 자극적이진 않아도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드라마라고 10일 경기 고양시 MBC드림센터 인근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말했다.
'엄마'에서 박영규는 엄회장 역을 맡아 여주인공 윤정애를 연기 중인 배우 차화연과 노년의 로맨스를 애절하게 그리고 있다.
'엄마'의 오경훈 PD는 "시청률이 아주 많이 나와서 뜨거운 이슈는 아니지만 40대 후반 이상의 여성 분들이 '나도 엄회장 같은 사람 없나' 하신다더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김정수 작가가 집필하는 드라마다. 김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엄마'가 지키고자 하는 '가족'이란 위대한 가치를 실감할 수 있다. 오 PD는 "시청률 때문에 중간에 (막장 설정 투입의)유혹도 느꼈으나 '우리는 끝까지 그러지 말자'고 약속했다"고 했다.
차화연은 "배우는 감정과 영혼의 노동자"라면서 "막장극이 다 없어질 수는 없다. 배우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막장극은 배우 또한 출연하는 동안 몸이 아프고 힘들고 항상 짜증이 나게 된다. 하지만 '엄마' 같은 작품을 하면 6개월 내내 행복하다"고 말했다.
같은 MBC에서도 '내 딸 금사월'이 높은 시청률로 인기 끌고 있지만 자극적 소재와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 등으로 '막장극'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엄마'보다 시청률도 높은데 오 PD는 "물론 우리가 시청률은 낮지만 직접 비교하지 않고 다른 가치로도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박영규는 '엄마'와 '내 딸 금사월'을 서로 다른 두 개의 집으로 비유했다. 한 집은 평화롭고 서로 격려하는 집안이고 다른 한쪽은 늘 가족끼리 다투는 집안이라는 것.
"물론 막장인 집이 더 재미있다. '그 집 어떻게 됐대?' 하는 게 재미있는 것"이라면서 박영규는 "대신 세월이 지나면 그 막장인 집은 하나도 기억에 안 남는다. 도리어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이 가슴에 남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잘 사는 집안도 사실은 그 안에 많은 갈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배려하고 인내하고 견디면서 '우리 잘 살아가자'고 하는 것이다. 남에게는 안 보이는 노력이 있다"며 "막장극은 배우도 마찬가지다. 연기하기도 더 쉽다. 근거 없는 연기를 하면 된다. 어차피 틀린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섬세하게 풀지 않으면 시청자들한테 다 들킨다. 정확하게 연기하지 않으면 시청자들도 알게 되는 것"이라고 '엄마'에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박영규는 "나 역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도록 더 연기하고 계산하고 오버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며 "이 노력이 시청자들이 웰메이드 드라마에 기대하는 부분이다. 우리가 시청률은 좀 떨어져도 가슴 속에 남는 드라마일 것"이라고 했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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