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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한은행 공격력이 살아날 수 있을까.
통상적으로 지도자들은 공격보다는 수비를 중시하는 마인드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공격력은 개개인의 컨디션, 상대의 전술적 대응에 따라 기복이 있을 수 있지만, 수비력은 자신이 준비한 만큼 실전서 꾸준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신한은행은 수준급 수비력을 자랑한다. 경기당 58.5실점의 우리은행, 59.6실점의 삼성생명보다는 떨어지지만, 63.3실점으로 리그 평균을 밑돈다. 김규희 김단비 등 1대1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고, 최윤아를 제외하면 대부분 주전의 몸 상태가 최근 몇 시즌 통틀어 가장 좋다. 이를 바탕으로 시도하는 2-3, 3-2 지역방어는 위력적이다. 실제 한 농구관계자도 "수치상 우리은행에 떨어져서 그렇지 신한은행의 수비력은 수준급"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신한은행의 평균득점은 62.8점으로 리그 4위다. 리그 평균 63.4점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리그 1위 KEB하나은행(67.4점)에 평균 4.6점 낮다. 최윤아 김규희 김단비 김연주 신정자 곽주영 하은주 모니크 커리 마케이샤 게이틀링 등 초호화라인업을 보유한 걸 감안하면 아쉽다. 수비력이 승부처에서 극대화되지 않는 것도 저조한 공격력 때문이다. 결국 올 시즌 신한은행 경기력은 지지부진하게 느껴진다.
▲왜 실책이 많을까
신한은행 공격력이 시원스럽지 않은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일단 눈에 띄는 부분은 실책이다. 경기당 평균 16.8개로 압도적인 1위. 이 부문 최하위 우리은행(10.6개)보다 6.2개를 더 많이 한다. 이 부분은 신한은행의 경기력을 갉아먹는 결정적 요소다.
신한은행의 실책은 팀 사기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하지 않아도 될 실책이 많기 때문. 어이 없는 패스 미스 혹은 라인크로스, 트레블링 등이 속출한다. 실책이 많다고 생각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기는 결과이기도 하고, 근본적으로 세부적 테크닉이 부족해서 발생한 결과이기도 하다. 김단비는 "실책은 신경 쓴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턴오버 20개를 하면 스틸 20개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세부적 테크닉이 부족한 부분은 다른 방법이 없다. 계속해서 반복훈련을 하는 수밖에 없다. 정인교 감독은 "예를 들어 2대2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스크린을 통해 순간적으로 공간을 만들면 상대가 스위치하거나 헷지(스크리너에게 막힌 선수가 드리블러를 순간적으로 압박)를 할 수 있는데, 이때 다른 쪽에 미스매치가 생길 수 있다(매치업에서 밀리지 않는 신한은행의 경우 더더욱 찬스가 많이 발생한다) 결국 이때 패스를 제대로 넣어주는 게 중요한데, 이 부분이 원활하지 않아 실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여자농구 전체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기술의 문제
수비에 비해 공격은 개개인의 역량, 즉 센스와 테크닉에 의해 좌우된다. 여자농구 경기력 약화의 결정적인 원인이 여기에 있다. 인재 풀이 줄어들면서 젊은 선수들의 공격적 역량이 예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신한은행 역시 마찬가지.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통합 6연패 시절에 미치지 못한다. 또 다른 농구관계자는 신한은행이 10일 KB의 지역방어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며 "탑에서 공을 잡는 위치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최대한 자신이 슛을 던질 수 있는 위치에서 공을 잡아야 하는데, 어정쩡하게 공을 잡아서 공간을 만들어도 슛, 패스가 원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라고 짚었다. 이 역시 기술적인 약점이다. 정 감독 중심으로 부단히 테크닉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
가드진에는 확실한 약점이 있다. 최윤아는 무릎 부상을 털고 최근 복귀했지만, 여전히 100%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다. 정 감독은 "출전시간을 조절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 부분을 김규희, 윤미지, 신인 이민지 등이 메워야 하는데, 부족하다. 이들은 수비력은 좋지만, 볼 배급, 패스센스, 외곽슛 등이 부족하다. 이 부분 역시 반복 훈련만이 살 길.
▲신정자와 곽주영
신한은행 공격은 위에서 지적한 부작용이 모여 모니크 커리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 팀 입장에선 승부처에서 공격력이 떨어지는 일부 선수들을 과감히 버리고(마크하지 않는다는 의미) 커리에게 극단적인 도움수비를 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커리가 팀 공격 밸런스를 깨트리는 무모한 슛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그러나 신정자는 "커리의 문제라기보다는 국내선수들이 좀 더 적극성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짚었다. 정 감독도 "커리가 득점에 욕심 내는 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다. 좋은 득점력을 보고 데려온 선수"라면서도 "막 갖다 버리는 공격(무리한 공격을 의미)을 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신한은행은 상대의 커리 집중수비를 역이용 할 필요가 있다.
정 감독은 "신정자와 곽주영 쪽에서 10점 정도 나와줘야 한다"라고 했다. 커리 외에 가장 많은 공격을 담당하는 선수는 김단비다. 최근 공격 컨디션이 상승세를 탔다. 10일 KB전서도 후반전에만 17점을 몰아치며 22점으로 제 몫을 했다. 하지만, 신정자와 곽주영도 기본적인 득점력이 있다. 중거리슛 능력이 좋아 적절한 패턴을 활용하면 보조 공격옵션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의 유기성을 살리는 게 과제.
3라운드 중반에 접어들었다. 신한은행은 실전을 치르면서 공격력을 계속 끌어올려야 한다. 수비력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공격력을 끌어올리면 언제든지 순위다툼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신한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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