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최민식은 눈빛이 살아있는 배우다. 1994년 '서울의 달' 때의 총기있는 눈빛에서, 지금은 더욱 강렬하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이다. 그의 눈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그 자체가 미장센이다.
"이번 영화 '대호'를 하면서, 스스로 마인드콘트롤을 하며 마음을 다졌어요. 인기나 스타성은 손에 잡히지 않는 허상이라는 것을 잘 알아요. 언젠가는 땅바닥에 패대기쳐질 것이라는 것을요. 허상보다는 제 동료들, 선후배들과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에요. 주연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작품 기획을 할 수도 있겠죠. 제작은 제 성향상 머리카락 다 빠질 거예요. 그건 못하죠.(웃음)"
그럼에도 최민식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어떠한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도 있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난 지금 핏덩어리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영화 '명량'으로 1700만 관객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그가, 핏덩어리라는 발언을 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말도 안되는 발언이었고, 지나친 겸손이었다. 하지만 그는 곧 진지한 모습으로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작업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숱한 영화작업을 해온 최민식은 100% 중 80% 정도만 만족감을 느껴도 보람차다고 밝히며, 개봉을 앞둔 영화 '대호'에 대해 "7~80% 정도 만족한다"고 밝했다.
"일단 아직은 한 번밖에 보지 못해서요. 개봉하면 극장에서 관객들 사이에 조용히 끼어서 한 번 더 보려고 해요. 관객들 반응도 좀 보면서요. 어느 작품이나 아쉬움은 남는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베스트였지만 지나고나면 아쉬움이 남는, 꼭 우리들이 사는 모양새와 닮아있어요."
'대호'는 조선의 호랑이와 명포수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외로운 한 아버지의 아들을 찾기 위한 처절한 고군분투를 그린다. 마치 수묵화처럼 펼쳐지는 장관 속에 최민식이 설원 위에 덩그러니 있는 모습은 아무런 대사는 필요없다. '명량'을 잇는 또 다른 레전드급 캐릭터다.
"'명량' 얘기를 여전히 많이 하시는데, 이제는 상투 안신고 짚신 안 신습니다.(웃음) 구두 신고 넥타이 맬거예요. 연달아 2년 상투 틀었으면 됐지, 더이상은 지겨워요. 새로운 현대극을 고려 중이에요."
[최민식.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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