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수원 윤욱재 기자] "연패 기간에는 답답해서 체육관에 가서 미친 듯이 뛰어 보고 소리도 질렀었다"
한국전력 세터 권준형의 고백이었다. 한국전력이 4연패에 빠지는 동안 그 누구보다 스트레스가 컸을 선수는 바로 권준형이다.
한국전력은 14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마침내 연패에서 탈출한 한국전력은 중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8승 9패(승점 24)로 5위에 랭크된 한국전력은 4위 삼성화재에 승점 5점차로 뒤져 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권준형의 활약에 만족감을 보였다.
"(권)준형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텐데 잘 극복하고 이겨줘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떤 난관이 와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신 감독은 경기에 앞서 괴로워하는 권준형에게 "도망갈 곳이 있느냐"고 물었었다. 그리고 "도망가고 싶다면 그만두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도망갈 길이 없다면 자신감을 갖고 부딪쳐라"고 격려했다.
권준형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신 감독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그는 "감독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다. 도망칠 수 없으니 코트 안에서 잘 하든 못 하든 일단 해보자는 마음가짐을 더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연패는 항상 괴로운 것 같다"는 권준형은 "나도 내 실력을 잘 알고 있다. 다른 세터들의 플레이를 TV 중계로도 보기도 했는데 막상 코트에서는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신 감독으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는 선수 중 1명이다. "감독님이 세터 출신이기 때문에 나에게 많은 질책을 하신다. 감독님은 현역 때 잘 하셨기 때문에 나도 그만큼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라고 권준형은 말했다.
연패 당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평소에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기도 했다. "연패 기간에는 답답해서 체육관에 가서 미친 듯이 뛰어 보고 소리도 질렀었다. 그 순간에는 그래도 편해지더라"는 권준형은 "오늘(14일)은 동료들이 잘 해줘서 잘 할 수 있었다. 코트 안에서 내성적인 편인데 성격을 바꾸려고 한다"라고 말을 이었다.
[권준형.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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