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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기전으로 이어질까.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은 끝났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현수와 이대호 역시 에이전시를 앞세워 세일즈를 펼쳤다. 미국 테네시주 네슈빌에 직접 날아갔던 이대호는 13일 귀국했다. 그 사이 국내에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가했던 김현수도 국내에서 차분히 협상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두 사람으로선 하루라도 빨리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이 이뤄지는 게 좋다. 그래야 내년 시즌을 대비, 마음 편하게 휴식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몇 가지 사정이 얽혀있다.
▲1순위가 아니다
냉정히 볼 때 김현수와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특A급, 혹은 A급 FA 야수들은 아니다. 두 사람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미지의 아시아 야수들일 뿐이다. 김현수는 좋은 선구안과 찬스 결정력을 갖췄지만, 장타력에서 특급 수준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대호는 나이가 적지 않은데다 수비력과 기동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현 시점에선 두 사람이 메이저리그서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을 수 있는 특급 FA들보다 평가가 박하다.(메이저리그에 가서 그 평가를 뒤집어놓으면 된다)
현재 메이저리그 FA 시장에는 굵직굵직한 대어급 선수들이 잇따라 계약 성사 및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외야수 최대어 제이슨 헤이워드(시카고 컵스)가 행선지를 찾았지만,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저스틴 업튼, 덱스터 파울러 등 거물급 외야수들이 시장에 남아있다. 1루수와 지명타자로 분류되는 최대어 크리스 데이비스도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이들 대부분 큰 폭으로 분류할 때 김현수 혹은 이대호와 포지션이 겹친다. 때문에 김현수와 이대호의 계약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
▲분명한 요구조건
국내 FA 시장도 마찬가지지만, 메이저리그 FA 시장 역시 거물급부터 계약이 이뤄진 다음 준척급들이 둥지를 찾는 경우가 많다. 구단 입장에선 전력보강 차원에서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고, 에이전트들도 업무처리 효율성 차원에서 몸값 높은 선수들부터 계약을 성사시키는 게 자연스럽다. 반면 스몰마켓 구단들은 천천히 알짜배기 FA들을 고르는 편이다.
거물급 FA들이 먼저 행선지를 찾는다고 해도 이대호와 김현수의 계약이 그 이후 곧바로 성사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대호와 김현수 역시 분명한 요구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 두 사람은 일제히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팀"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설령 협상과정에서 금액이나 옵션에서 약간의 불이익을 보더라도 되도록 경기에 많이 나설 수 있는 팀과 계약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결국 김현수와 이대호 에이전시로선 어느 정도는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다.
▲연말이 다가온다
일정도 심상찮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 전통적으로 미국 근로자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묶어 장기 휴가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현지 에이전트들 역시 마찬가지. 경우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다음주 정도부터 일제히 2015년 업무를 마치고 휴가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김현수는 지난 8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에이전트에게 열흘 정도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당시 김현수가 말했던 열흘의 데드라인이 금주 주말이다. 그 기간을 넘기면 계약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이대호 역시 13일 귀국 인터뷰에서 "계약을 조율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내년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결국 두 사람의 메이저리그 입단 협상은 해를 넘겨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현수와 이대호(위), 김현수(가운데), 이대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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