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프로농구 순위판도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외국선수 2명이 2~3쿼터에 동시에 출전할 수 있는 4라운드가 진행 중이다. 10개 구단 순위판도가 서서히 재편될 조짐이다. 특히 중, 상위권 팀들의 순위가 요동칠 분위기. 순위다툼은 프로농구 팬들의 흥미를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요소다.
KBL은 올 시즌 외국선수 비중을 확대했다. 4라운드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외국선수 2명이 2~3쿼터에 동시에 출전한다. 자연스럽게 10개 구단의 외국선수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특히 KBL은 올 시즌 외국선수 장, 단신구분 제도(193cm 기준)를 재도입했다. 단신 테크니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였지만, 처절한 실패로 귀결됐다. 조 잭슨(오리온), 안드레 에밋(KCC), 드워릭 스펜서(SK) 정도를 제외하고는 살아남은 단신 테크니션이 거의 없다. 각 팀들은 성적을 위해 언더사이즈 빅맨들을 영입했다. 오리온이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면서 잭슨을 메인 외국선수로 쓰자 2위로 추락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구단이 외국선수 교체 혹은 공백 변수로 페이스 등락폭이 심하다.
▲추락한 오리온, 위기의 KGC
태생적으로 볼을 끄는 성향이 있는 단신 테크니션은 존 오펜스와 존 디펜스 이해도가 약간 떨어진다. 하루아침에 그 부분을 극복하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언더사이즈 빅맨, 토종 빅맨 등으로 장신 숲을 구성한 팀에 골밑 제공권과 수비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오리온은 헤인즈 부상 후 2승7패로 추락했고, 트리플 포스트 구축이 가능한 모비스에 선두를 내줬다.
오리온은 상위권 순위다툼이 버겁다. 이승현의 체력부담(골밑 수비)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언더사이즈 빅맨을) 데려오고 싶어도 마음에 드는 선수가 없다"라며 울며 겨자 먹기로 조 잭슨과 제스퍼 존슨 체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두 사람과 국내선수들 사이에서 시너지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헤인즈는 예상보다 늦은 25일 SK서 돌아온다. 그때까지 오리온은 추락을 각오해야 한다. 추 감독도 "헤인즈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5할이 목표"라고 했다.
KGC도 위기에 처했다. 찰스 로드가 최근 동생 1명을 사고로 잃었고, 또 다른 동생 1명도 중퇴 중이란 소식을 접했다. KGC는 로드가 원할 때 미국에 보내줘 장례절차를 밟게 할 계획이다.(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그 기간 전력손실 및 성적하락은 불가피하다. 로드의 공백은 곧 오세근의 과부하로 이어지고, 수비력의 약화로 이어진다. 한 농구관계자는 "KGC가 앞선에서 스틸을 노리는 압박수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블로커로서의 능력이 좋은 로드가 뒷선을 든든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설령 앞선에서 상대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에 의해 압박수비라인이 무너져도 로드가 골밑을 지켜줄 것이라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는 뜻. 그러나 로드가 잠시 빠지면 KGC 수비라인은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결국 오리온과 KGC가 내부적인 악재를 안으면서 모비스의 선두독주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격 노리는 삼성·KCC·전자랜드
중, 하위권에선 외국선수 변수로 순위다툼의 호재를 잡은 팀들이 있다. 대표적인 팀이 삼성과 KCC, 전자랜드. KBL 최고의 외국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건실한 토종 빅맨 김준일을 보유한 삼성의 경우 가드진과 수비력 약세로 3~4위권에서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그러나 장신 가드 임동섭의 성장, 신인 이동엽의 쏠쏠한 활약, 팀 디펜스 정비 등으로 최근 3연승을 거뒀다. 그리고 론 하워드를 내보내고 에릭 와이즈를 시즌 대체로 영입했다. 와이즈는 시장에 얼마 남아있지 않았던 단신 빅맨. 웬델 맥키네스(동부) 같은 전형적인 포스트 플레이어라기보다 커스버트 빅터(모비스)처럼 내, 외곽을 오가는 유형. 결국 삼성으로선 2~3쿼터 높이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아직 와이즈는 입국 1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좀 더 KBL 시스템 적응이 필요하다. 와이즈가 제대로 적응한다면 삼성은 김준일의 체력을 세이브하면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생긴다.
KCC와 전자랜드는 최근 외국선수 맞트레이드로 반격을 노리는 팀들. 올 시즌 KBL은 라운드별 외국선수, 단신·단신, 장신·장신 외국선수끼리만 교환 가능하다. 그러나 리카르도 포웰은 2라운드 장신 외국선수였고, 허버트 힐은 1라운드(안드레 스미스) 대체 장신외국선수였다. KBL은 힐이 대체선수라 1라운드 외국선수 월봉(3만달러)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 두 팀의 트레이드를 허용했다.
KCC는 힐 영입으로 높이를 보강했다. 올 시즌 KCC는 하승진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수비력과 제공권을 철저히 끌어올렸다. 하지만, 하승진이 40분 내내 뛸 수 없다. 하승진이 쉬는 동안 높이 약세를 막는 동시에 힐의 득점력이 가세한다면 KCC로선 장신자들의 높이와 단신 테크니션(안드레 에밋, 전태풍)들의 테크닉을 이상적으로 조화시킬 수 있다. 결국 KCC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치고 올라갈 동력을 갖고 있다. 오리온의 하락세, KGC의 악재 등과 겹쳐 중, 상위권이 요동칠 수 있다.
하위권의 전자랜드도 포웰 효과로 2연승을 거뒀다. 여전히 중위권과 승차가 있지만, 일단 포웰이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포웰 특유의 리더십, 효율적인 외곽 패스게임의 부활, 익숙한 전자랜드 공수시스템 적응 등을 감안하면 전자랜드가 시즌 박판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있다. 수비력이 돋보이는 자멜 콘리와의 호흡도 좋다. 다만, 포웰의 가세에도 여전히 전자랜드의 골밑 수비력은 아킬레스건이다. 골밑 도움수비 등 수비시스템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오리온 선수들(위), 전자랜드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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