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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방송인 노홍철이 돌아왔다.
지난해 음주운전 사건 후 첫 공식석상이다. 눈은 벌겋게 충혈됐고, 표정은 어두웠다.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노홍철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케이블채널 tvN '내 방의 품격'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음주운전 사건으로 물의 빚은 노홍철이 지난 9월 MBC 파일럿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돌아온 후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서는 프로그램이다.
▲ '노찌롱' 이미지 사라진 얼굴, 90도로 15초 사과
노홍철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이라 현장에는 100여 명 이상의 취재진이 몰렸다. 당초 예정된 시각인 오전 11시보다 5분 가량 늦게 제작발표회는 시작됐다. 노홍철이 현장에 들어서기만 해도 노홍철의 모습을 담으려는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본격적인 제작발표회가 시작되고 노홍철은 어두운 얼굴로 포토타임 무대에 올랐다. 검정색 니트와 슬랙스에 구두를 신은 차림으로 머리는 윗머리와 앞머리만 다소 기르고 옆머리는 짧게 잘라 단정한 스타일이었다. 특히 눈이 충혈된 얼굴이었다. 트레이드마크인 짙은 수염은 그대로였다.
노홍철은 포토타임이 시작되자 90도로 허리를 깊게 숙였다. 음주운전 사건 1년 만에 직접한 공식 사과였다. 15초 가량 노홍철은 숙인 허리를 펴지 않았다. 진정성을 담으려는 인상이 역력했다.
▲ "안녕하십니까 노홍철입니다."
이윽고 노홍철은 무대 한가운데에서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시청자들과 많은 분들 앞에 사과드릴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 지금도 떨린다"고 말했다.
"이 자리 오기까지 걱정하고 고민했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어떤 말로 사과를 드려도 제가 저지른 큰 잘못이,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로는 씻기지 않을 것이란 걸 너무나도 느꼈다. 사과의 말씀으로는 제 잘못을 씻을 수 없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순간부터 방송과 방송 외적으로 실망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재차 고개 숙였다.
▲ "'무한도전' 복귀 언급 조심…가능성은 열어둘 것."
최대 관심사인 MBC '무한도전' 복귀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노홍철은 '무한도전'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하고 절 만들어준 프로다"고 전제했다.
여전히 리더 유재석과 김태호 PD 등 멤버, 스태프들과 자주 만나고 대화를 갖고 있다면서 "제가 워낙 큰 잘못을 했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을 다시 한다는 건 제가 좀 허락이 안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활동을 재개하는 시점에서 "제게 가장 소중한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저한테 허락이 안 될 것 같았다"며 이같은 의견을 '무한도전' 측에게도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태호 PD님이나 유재석 씨나 저희끼리 하는 얘기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 단정 짓지 말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고 바라는 게 있다면 그런 쪽으로 생각해보자'였다"고 했다. 또한 "다시 하는 것에 대해 불쾌하신 분들이 있다면 당연히 하면 안 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시청자들의 복귀 여론이 클 경우 향후 "복귀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노홍철은 "만약에"라고 강조하며 "원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는 모르지만 만약에라도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저희끼리 하는 얘기는 '저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다. 하지만 혹시라도 있으시다면 거기(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열어놓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 "앞으로 최선 다해 열심히 하겠다."
제작발표회는 약 1시간 가량 진행돼 낮 12시 9분에 종료됐다. 질의응답 때 노홍철에 대한 질문이 쏟아져 다른 출연자 개그맨 김준현이 노홍철의 말을 자르고 "이럴 거면 단독 기자회견 하라"고 투덜대기도 했다.
끝인사에서 노홍철은 "오늘 에너지 넘치고 화기애애한 자리가 되어야 하는데 저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 같아 죄송하다"고 제작진과 다른 멤버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힘 있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최선 다하는 모습으로 열심히 하는 노홍철이 되겠다"고 말하며 다시 90도로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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