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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국수집 여사장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19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09년 발생한 일명 '김해 국숫집 여사장 실종사건'에 남겨진 수수께끼를 풀어 그날의 진실을 추적한다.
매일같이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김해의 한 작은 국숫집. 그곳은 새벽부터 끓여낸다는 비밀스러운 육수 하나로 김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소문난 식당이었다. 3,000원짜리 국수 하나로 연 매출 1억 원 이상을 올리던 대박집 여사장 김춘자 씨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곧 번듯한 건물을 지어 더 넒은 국숫집을 오픈할 예정이었다.
2009년 5월 19일 아침, 늘 그랬듯 다시 하루가 시작됐다. 아침부터 해장 국수를 찾는 손님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직원들도 바삐 국수를 삶아 날았다. 그런데, 평소와 다른 단 한 가지가 있었다. 1년 365일 지각 한 번 하지 않던 사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평소처럼 전용 주차장에 차량이 세워져있었고, 가게 문은 때맞춰 열려져 있었기에, 직원들은 잠시 은행일을 보러 간 것쯤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그때 평상시와 조금 다른 장면을 눈여겨본 한 직원이 있었다.
직원 A씨는 "위치는 맞는데, 모습이 달랐어요. 이건 사장님이 직접 댄 차의 모습이 아니에요"라고 밝혔다.
그날 여사장은 처음으로 결근했고,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가족의 실종신고 직후,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가게 옆 CCTV에는, 전날 밤 국수가 올려진 쟁반과 검은 배낭을 멘 김춘자 씨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김 씨는 혼자 차에 올라타 출발했고 그때까지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3시간여 지났을 무렵 김 씨의 차량이 다시 가게로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된다. 그때 시각은 새벽 1시 40분경, 출근하기에는 너무도 이른 시간이었다. 곧 차에서 한 사람이 내리는데 그는 김춘자 씨가 아닌, 어느 낯선 남성이었다. 그는 차량을 제자리에 세우고, 가게 문을 열어둔 후, 현장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170cm 정도의 키에, 우람한 체격, 그리고 모자를 눌러쓴 CCTV 속 남성, 그는 누구일까?
김씨 아들은 "어우 소름 끼쳐요. CCTV 보는데 낮에 봤던. 그 사람이랑 얼굴이 너무... 그분이 엄마랑 친한데 어디 강동에 돈 받으러 간다고, 얘기를 해주셨거든요"라고 말했다.
CCTV 속 남성을 본 김춘자 씨의 아들은 그를 한 번에 기억했다. 불과 몇 시간 전, 가게를 찾아와 엄마의 실종을 함께 걱정하듯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란다며 전날 들은 엄마의 행선지에 대해 얘기해줬던 이였다.
경찰은 그가 김 씨의 실종과 관련이 있을 거라 판단하고 그를 찾아 나섰다. 남성의 이름은 강두식(가명). 직업은 트레일러 기사였고, 김 씨와는 몇 해 전부터 가깝게 지내던 국숫집의 단골손님이었다. 그런데 그는 CCTV 속 남성은 자신이 아니며 자신은 사건 당일 새벽부터 트레일러를 몰고 운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실제로 그의 통신기록과 운행 기록을 통해 그의 알리바이가 확인된 것처럼 보였다.
경찰은 강 씨의 운행 경로를 따라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사라진 김 씨를 발견하지 못 했다. 이후 강 씨 차량에 대한 감식결과, 피해자의 혈흔이 소량 검출됐지만 이는 두 사람이 같이 있던 중 우연히 흘린 코피일 뿐이라며 본인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결국 강 씨는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된다. 그는 정말 김 씨의 실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걸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사건의 용의자였던 강 씨를 다시 만났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의심받은 당시를 회고하며 괴로워했다.
강두식(가명)은 "경찰, 검찰에서 압박 조사를 받았던 게 너무 억울합니다. 말도 못하지요. 내가 김 사장한테 빌려준 돈도 못 받았어요"라고 고백했다.
확인 결과, 사라진 김 씨와 용의자 강 씨 사이에는 돈이 오고 간 흔적이 발견됐다. 사실 김 씨가 사라지던 날 함께 사라진 검은 배낭을 기억하는 이들을 취재 중 여러명 만날 수 있었다.
김씨 동생은 "자기 귀중한 서류는 항상 배낭 속에 매고 다니면서 내 모든 거 여기 다 들어 있다고. 보험증서나 차용증, 중요한 물건은 다 들었죠"라고 털어놨다.
제작진은 그날 밤 김춘자 씨가 가게를 나서는 순간부터 다음 날 강 씨가 다시 가게를 찾아온 순간까지, 총 22번에 걸쳐 이뤄진 강 씨의 발신 내역을 근거로 '그날 밤'으로 돌아가 진실을 재구성해보기로 했다. 과연 22번의 통화가 남긴 수수께끼 같은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인가?
김해 지역을 오가며 취재를 이어가던 제작진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2009년 경찰 조사 당시, 꺼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었다. 본인의 신원 보호를 철저히 요구한 제보자는 그날에 관한 선명한 기억 한 조각을 꺼냈다.
강두식의 오랜 지인은 "그날 밤 새벽 2신가에 갑자기 와서 컨테이너에서 샤워를 했어요. 그리고 얼마 있다가 두식이 형, 봉식이가 갑자기 논을 매립했더라고.. 참 이상했어요"라고 했다.
19일 밤 11시 10분 방송.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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